앓고나니 시원하다   말로표현못하는어떤것
  hit : 2653 , 2012-03-10 19:47 (토)



원하던 원하지 않던, 처음으로 제대로 된 일을 해봤고,
그러다보니 어찌저찌됐던, 흘러가는 자본주의의 싹의 맛을 보기도 했고,
나란 사람은 돈이 많으면 더 쓴다는 특성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뭐 이차저차 등떠밀리다 보니 3월이 되었고, 개강을 맞이했다.
앞으로 또 무수한 일들을 해내야 한다는 신호기도 했지만, 왜 이번 개강은 내 입에서, 마음에서 하기싫어 귀찮아 쉬고 싶어라는 말만 연달아 나오게 하는지 모르겠다.


일을 안하다가 해봐서 그런지 몰라도. 아직 직장인 발끝에도 못미치는 생각을 가지고 나는 나약한 소리를 내뿜고 있다.



이런 저런 생각이 겹치고 몸도 힘들다 보니, 목요일 저녁부터는 으슬으슬하고 춥기 시작했다. 목도 아프고.... 그러더니 어제는 제대로 병이나서 하루종일 앓아눕고, 오늘도 그 여파로 폐인처럼 약기운에 휩쓸려 멍하니 앉아있었다.


개강도 싫고, 수업도 싫고, 그냥 내 마음이 그랬다보다. 나는 조금 만 더! 라고 여유와 휴식을 외치고 있었는데, 그것들이 따라주지 않으니까. 맘속에서 병이 되서 결국 이기지 못하고 몸이 병이 난 것이다.


가끔씩 신년 운세를 보러 가다보면, 제발 '욕심'을 버리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조금만 욕심을 버리면 좋을 텐데..라는 말이 대부분이다.
근데 사람의 욕망이란게, 그리 쉬이 조절될 정도라면 나는 아마 무소유를 몸소 실행하고 있지 않을까...
대쪽같은 성격에, 세상에 내 맘대로 안되는 일이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꼭 그렇게 고집을 피우고 화를 못이겨서 결국 내 자신에게 흠집을 내는 행동을 만들어 버린다.



말은 쉽지만 행동은 안쉽다.
사실 난 약먹고 멍해져서, 약기운에 휩쓸려 있는 이런 시간들을 정말 싫어한다.
무기력함이 턱 밑까지 쫓아와 나를 삼킬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아아.. 많이 앓았으니 훌훌 털어내야지.
아파하느라 고생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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