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눈   deux.
  hit : 2302 , 2012-03-09 09:28 (금)



자아가 강하다는 말,
생각 강박증이라는 말
맞는 말이다.

나는 나 자신을 자주 들여다본다.
그리고 나의 생각의 교통 질서를 정리하는 작업을,
자주 한다.

그래서 그런 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은 거의 없다.

갑자기 부아가 치민다든지
누구한테 꼬인 마음이 든다든지 하면,
몇 번 내 마음과 행동을 지켜보다가
분석하면 답이 나온다.

-

나는
이번에 새로 만난 신입생 오빠와 동생에게
괜히 꼬여 있었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고
내 행동들이 싫었지만
몇 번 스스로를 관찰하고 분석하다보니
알게 되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내가 가장 특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관심을 끄는 게 낫다.
그래서 그 오빠와 그 동생에게
다른 친한 사람들이 생기자
부아가 나서
비꼬고 
잘 안 해주고 그랬던 것이다.

-


이런 식으로
나는 나의 마음과 행동을
자주 교정하는 편이다.



꽤나 피곤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가끔은 내가 나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이것을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지난 1월.

강원도로 친구들과 여행을 갔었다.
술판을 오지게 벌이고
친구들이 모두 널부러져 있는 새벽,
혼자 뒷산에 올라갔다.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산들이 에워싸고 있는 마을 전경이 보였다.
뿌연 아침 안개,
그리고 아침 이슬 냄새,
새 소리.

이 모든 것들을 느끼고 있는데
나는 어느새 그것을 느끼고 있는 
나를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이것이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바라보고 있는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인지
모르게 되어버렸다.

그 때
조금은 두려웠다.


.
.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안의 꼬인 부분을
누가 풀어준단 말인가.
부모가 해줄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이 없다.
내 자아에게 이 정도 능력이 없었다면
나는 이만큼 성장할 수도,
변화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아직은 자아를 내려놓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아까운 것일 지도 모르지만.


나는 내 자아가 마음에 든다.
적어도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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