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건축학개론 │ 20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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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동 계대- 건들바위-영대네거리. 5월의 마지막 주 연휴에 간만에 보는 지인과 술을 겸한 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모자를 쓴 누군가 우리를 스쳐지난다. 앞에 오는 그 사람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나는 그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가까워질수록 드러나는 이목구비는. 아- 여전히 자석처럼 나를 당기는 그 얼굴. 내가...스무살, 처음으로 좋아했던 사람. 그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손 사이로 짧은 바람이 스쳐간다. 그날 낮, 대명동 계대에 올라 돌계단에서 도시를 내려다 보며 잠시 생각이 났지만 마주치게 될 줄 몰랐다. 주님. 당신이 하시는 일은 헤아릴 수가 없네요. 제가 쌓은 덕이 어딨다고 그를 보게 하셨는지, 그것이 덕분인지, 때문인지,. 저는 당신을 원망해야 할까요, 감사해야 할까요. 마음 속에서 한번쯤 바라긴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했던 만남은 이건 아니었어요. 제게는 봄도 없고 여름도 없고..가을만 계속 될 거 같아요. 저는 자꾸만 무너집니다. 그 아이와의 추억이 쌓인 이 도시의 곳곳을 이어 세워진 나의 추억의 집도 그날 그렇게 무너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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