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감정과의 이별 │ deux.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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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는 타인의 감정을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살았다. 느끼지 않아도 될 미안함까지 느끼며 알지 않아도 될 것까지 알아가며 그렇게 살았다. 화가 날 땐, 화를 낼 땐 화를 내는 게 미안했다. 짜증을 낼 땐 짜증을 내는 게 미안했다. 내고 난 뒤가 아니라 내기 전에 그랬다. 그래서 내지 못했다. 그렇게 늘 타인의 감정까지 느끼며 살아왔다. 집에서부터 였던 것 같다. 부모가 싸워 집안 분위기가 안 좋을 때면 어머니의 억울함과 화남 아버지의 짜증남 동생의 두려움까지 고스란히 내 몫이었다. 나는 언제나 아버지의 권위 아래에 있었고 첫 째였기 때문에 눈치를 살펴 비위를 맞춰야 맞지 않고 혼나지 않을 거라 느꼈던 것 같다. 지금도 나는 온 세상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그들의 감정을 느끼며 그들의 비위를 맞추고 있다. 그래야 예쁨받고 미움받지 않을 것이라고 느끼면서. . . 이제는 분리될 때도 됐다. 세상은 우리 집이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아버지가 아니다. 나는 그들의 기분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 화가 난다면 화를 내면 된다. 내가 화를 낼 때 상대의 기분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얼마든지 상대에게 화를 내도 된다구. 상대는 내 화를 받을만한 정신적 힘을 가지고 있어. 아버지가 나에게 화를 낼 때 그것을 버티기가 힘들던 내가 아니야. 이미 다들 어른이라고. 투사하지 말자. 세상은 내가 아니다. 그리고 세상은 아버지가 아니다. 한 꺼풀 벗겨내고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세상을 보자. 나를 드러내자. 자신감을 가지고. 나는 충분히 그럴 수 있고 나의 그런 감정 표현은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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