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아이 │ deux.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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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꿈이 있었다. '나쁜 아이'가 되는 것. 남의 욕도 막 실컷 하고 짜증나면 짜증도 내는 그런 나쁜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 나의 꿈이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게 항상 힘들었다. 나는 언제 어디서나 착하고 경우 바르고 올곧고 맑고 예쁜 사람이고자 했다. 그래서 말을 아꼈으며 뒤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하지 않았고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생각한 뒤에 말하고, 행동했다. 잘못, 살아온 것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분노'를 억압하고 사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삶의 방식이다. 인정많고 따뜻하고 싫은 소리도 안 하고 부탁도 잘 들어주어 주변 사람들이 자주 찾는, 그런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쓴 치유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꼭 한 번씩 그런 분노를 꾸밈없이 방출하고 '망가지는' 시간이 있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도 끼쳐보고 한껏 비뚤어지는 그런 자유로운 시기가 말이다. 나는 언제나 그 점을 부러워 했었다. 나도 언젠가 저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내 안에 감춰진 어마어마한 분노를 모두모두 세상 밖으로 분출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 . 그래서 이제 한 번 해보려 한다. 나쁜 아이가. 하지만 나는 아직도 여전히 예쁜 아이이고 싶다. 그래서 나쁜 아이가 되기 전에 세상에게 말해 본다. "나는 원래는 예쁜 아이인데요 아주 잠깐만, 아아주 잠깐만 나쁜 아이가 될게요. 그러니까 나를 너무 나쁘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나는 원래는 착해요. 나는 원래는 이렇지 않아요. 그러니까 나를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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