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감고 세수를 하면
오늘 꿨던 꿈의 한장면이 갑자기 스쳐간다.
세수를 하다가 알아챈다.
그런 꿈을 꿨었지.
눈을 뜨고 거울을 들여다보는 순간
갑자기 모든 꿈에 대한 기억이
파도에 휩쓸려간 모래성처럼 형체없이 사라진다.
분명히 있었는데, 존재했던 걸 내가 아는데
나조차도 그 기억의 끝자락마저
다시 더듬어 볼 수가 없어진다.
완전히 그 꿈은 내게서 달아난 것이다.
나는 오랜시간동안 혼자였고
혼자임이 아무렇지 않았다.
외로운건 잠시, 꿈처럼 겪고나면 사라졌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오히려
오랜시간 혼자였던 내 모습의 끝자락조차
더듬어 찾을 수가 없게 된 것 같아 두렵다.
분명히 그렇게 살았던 내가 존재했었는데
파도처럼 밀려든 시간속에 휩쓸려
형체 없이 사라진, 꿈만 같다.
허나 되찾을 것이다.
달아났던 내 꿈이 다시
예전의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
잊지않고 그 자리로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