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생생한 꿈을 꾸었다.
아니, 꿈을 꾸었는데
아주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시험을 치르는데
이상하게도 시험지를 각자가 구해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딘가로 가서 가지고 오는 것이었는데
나는 그 곳을 찾지를 못했다.
어디 있는지 도무지 알지 못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끼리끼리 뭉쳐서 알아서 잘들 갖고 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혼자서 우왕좌왕하기만 했다.
세 시부터 여섯 시까지가 시험 시간이었는데
나는 네시 반이 되어서까지
시험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결국 네시 반 쯤
교무실에 가서 도대체 그 곳이 어디냐고 물었다.
하지만 나는 알아듣지 못 했고
그냥 선생님께 제발 부탁이니까 여기서 시험지를 달라고 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나한테도 시험지가 없다고 했고
겨우 다른 선생님한테 시험지를 받아 들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가 한꺼번에 뭉쳐진
학력고사 같은 시험지였다.
나는 어딘가에서 그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그런데 중간에 자꾸만 일이 생겼다.
시험지를 잃어버려서 찾으러 다니고
내가 필리핀에 가서 했던 공연들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자꾸 발생했다.
중간중간에
친구 집에 놀러도 가야 했다.
금요일 오후에 그 시험지를 받았는데
토요일 밤이 되어서까지도 다 풀지 못하다가
결국 토요일 다섯시 쯤에
꿈에서 깼다.
현실의 시각은
토요일 열 한 시.
.
.
별 일도 아니지만
굉장히 생생하다.
친구랑 나눈 이야기,
그리고 꿈 속에서의 시간까지 확실하게 기억이 난다.
조마조마했던 내 마음까지도.
.
.
내가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이런 기분이었던 걸까.
시험지 하나를 손에 들고
프로그램과 시간에 치였던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