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뒤 맑아질 예정 | 조회: 2442 , 2013-09-05 13:25 |
열정, 다만 막혀있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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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함입니다. 무나물 님, 반갑습니다. 우선 무나물님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저도 좋아하는 것들이라 흥분되는 에너지를 느낍니다. 저도 커피를 좋아하고 재즈 음악을 좋아합니다. 맥주는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운동을 하고 땀을 낸 후에 먹는 맥주 맛만큼은 칭송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런데 이런 커피나 맥주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인가요? 그리고 분위기에 따라서 재즈 한 곡 쯤은 들려주실 수 있다는 것인가요? 답답한 고민은 잠깐 미루어 둔 채로 추천하는 커피와 연주 한 곡을 먼저 듣고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네요. 하, 참, 좋은 재주를 가지셨습니다. 이런 재주들이 공통점은 없는 것 같지만, 함께 모아 놓고 보니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들이군요. 즐거운 마음으로 쉴 수 있게 해주는 것들. 즐겁고 편하게 해주는 것들을 좋아하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네요. 조여지는 느낌이 듭니다. 돈 벌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리고 세상물정을 모르는 것도 사실이지요. 아직 사회엔 나가보지도 못했으니까요. 떠밀려서 사회에 나가서 지금이라도 일을 해야 할 것만 같은 압박감이 듭니다. 어쩌면 커피, 맥주, 재즈가 이 압박감에 대응하려는 시도는 아닐까요? 추측이긴 합니다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왜 좋아하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지 의미가 생기니까요. 감각적으로 좋아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다른 취미도 아니고 왜 하필이면 커피나 맥주, 재즈겠습니까. 그 감각에 살을 붙여 인생을 형상화하는 것이 의미입니다. ‘아침잠을 서서히 깨우는 데에는 연한 원두커피가 제 맛이야. 아침 커피 만드는 것만큼은 내가 최곤데, 사람들이 정말 좋아할 텐데, 커피 한 잔으로 각박한 현실의 사람들을 다독여줄 수 있다면….’ 이런 식으로 의미를 붙여 나가면 더 그 일에 빠져들겠지요. 이 의미는 한두 가지도 아니고 고정된 것도 아닙니다. 단순한 흥미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진지하다면 결국 진정한 그 사람의 인생이 됩니다. 어떤 피아니스트가 처음에는 단순히 누구를 이겨보겠다는 마음만으로 피아노를 칠 수 있습니다. 그러다 회의를 느낍니다. 어느 순간 피아노를 통해 자신이 위로 받는 것을 느끼거나 남을 위로해 준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다시 피아노를 칩니다. 피아노에 미친 피아니스트의 음악도 경탄을 하면서 듣겠지만, 의미를 찾으면 그 일에 정성도 들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미치진 않더라도 그 정도도 좋겠지요. 부모님 말씀대로 무작정 대학원을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도 하셨어요. 함부로 추측할 수 없을 만큼 모순되는 마음이고, 모순은 언제나 중요합니다. 전공에 대한 단순한 흥미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의미는 쉽게 떠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모순이 해결되면 열정이 생길지도 모르지요. 열정 없는 사람이 특별히 있다고는 믿지 않습니다. 다만 막혀 있을 뿐이지요. 그리고 그 많은 재주들이 지금은 혼란스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