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316 , 2013-10-30 02:51 |
내일 보게 될 오빠 모습이 떠오르고.. 이런저런 생각들...
잠이 안온다...
수술 받기전 85키로 나가던 몸무게는.. 항암약 먹으며.. 74까지 빠졌었는데...
살빠지는걸 그렇게 무서워하던 사람이 이젠 68키로란다...
내일 마주하게 될 모습은 어떨까...
모든걸 다 내려놓는듯한 말투가 신경쓰인다...
항암할때도 전이되는걸 그렇게 무서워했었는데...
맞다..
암환자들에게 제일 무서운건 전이다...
암이 발생하면 수술해서 절제하면 되지만.. 전이는 수술이 힘든 곳에 되니깐...
항암 말고는 방법이 없다...
오빠도 복막에 전이 됐다고한다.....
예전에 암 환우들이 있는 카페에서 정보를 많이 얻었었는데...
복막에 전이 되서 힘들어하던 사람들 기억이 난다...
남 일 같기만 했는데... 그래도 우린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낫다고 생각했었는데..
2년동안 항암도 무사히 잘 마쳤고.... 이젠 잘 낫는 일만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무슨 이런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
회사에서 일하다가 실려갔다는데... 너무 아파서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생각했단다....
지금은 못 먹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겁난다...
이런 꿈같은 일들이...
그 힘든 시간들... 나는 있어주지 못했네.....
미안함과 죄책감이 다시 밀려든다...
나도 힘들었지만.. 이제와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결과가 중요한 것을....
내가 지금... 오빠 소식을 알게된게 ... 잘된건지 아닌건지 ...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오늘 낮엔... 얘기해줘서 고맙단 생각이 들었었는데...
애써 잊으려고 했던 현실을 다시 마주해야되는 것이 두렵기도하다...
그래도 오빤 늘 내 마음의 아픈 부분이었기에...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도와주고 힘이되어주고 싶긴하다....
내가 오빨 만나건 .. 없었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외면한다고 .. 애써 모른척한다고 해서 없었던 일이 되는것도 아니고... 내가 짊어져야 할 부분인것 같기도하다...
모르겠다...
너무 많은 생각들이나서.. 머리가 복잡하다...
내일 만나서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얼마나 힘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제일 많이든다...
나도 힘들단 핑계로.. 거의 올해는 혼자 이겨냈는데...
가족들에게 말 하는 성격도 아니고....
그 스트레스 또한 얼마나 힘들었을까...
헤어지고도... 친구처럼 연락하고 싶기도 했는데... 힘이 되어주고 싶었는데....
동정처럼 느껴질까봐... 참았는데...
하....
마음이... 힘들다.......
모든게 내 잘못같고... 미안하고.....
사는게.. 왜이리 순탄치만은 않은건지...
왜 그 좋은 사람을 이리 아프게 하는건지...
이제 항암약 안먹어서... 과일도 실컷먹고 좋다는 사람을...왜....
그 큰병을 주고도... 모자라 또 아프게 하는건지...
그 좋은 사람을.....
나 같이 나쁜 사람 만나.. 더 큰 상처 받게하고....
잘 살아볼려고 그렇게 애 썼건만...
회사 사람들에게 아픈거 얘기하기 싫다고.. 다 나았다고 얘기하고... 말도 잘안했는데...
회사에서 실려왔으니... 그 마음의 상처 또한 얼마나 컸을까...
그러고 회사 관뒀으니.... 자존심의 상처는 ...
하...엄마...
나 어떡하면 좋을까....
마음이 이리 힘든것을....................
살다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있는 거겠지...
엄마도 젊었을땐... 나처럼 이렇게 울기도하고... 그랬겠지..?...
사는게 다 이런거겠지..?
나도 엄마 나이가 되면... 그런때도 있었다고.. 그런거겠지....?
이렇게 아픔이 .. 쌓이고 쌓이면.. 왠만한 아픔에도 견딜 수 있는거겠지..?
난 나이먹어도 참... 울본데... 나는 강해지는 단계겠지...?
하...
그런거라면.. 시간이 빨리 흐르면 좋겠다...
사는것이... 왜이리... 두려울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