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서 댓글 부탁을 받았다

남자친구 지인이 기사화되었는데 기사에 편드는 댓글을 달아달라는 것이다

자기는 같은 성(姓)을 쓰기 때문에 달 수가 없다는 둥 웅얼거림을 덧붙이면서..

나는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지만

댓글을 달고 온라인 활동을하는 데는 익숙하지가 않다..

sns도 아예 하지 않을 뿐더러

유일하게 글쓰는 울다도 비공개로만 사용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부탁을 받았을때는 별거없겠지 생각하고 알겠다고 했다

 

근데 기사 내용을 읽어보니 편을 들어주기에는 내 가치관과 맞지 않는 것이었다..

대충보니까 지인이 회사 내부비리를 고발했는데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오빠한테 쓸 내용을 적어서 카톡으로 보내달라해서 받아보았더니

더욱더 내생각과는 맞지 않는 내용이었다

회사에 아주 강력하게 반발하고 맞서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내부비리가 어느정돈지.. 사건의 깊이는 모르지만

괜히 내 이름 달고 오빠가 보내준 내용을 쓰기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기사가 있는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댓글들이 실명으로 달려있진 않았다..


기사 확인도 안하고 오빠는 같은 성(姓)이라서 못쓴다는 이런 소릴 왜 했는지 모르겠고

기분이 더욱 심란해졌다

그치만 일단 편드는 쪽으로 두루뭉술하게 써놓긴 했다

하지만 기사에 뜬 내부비리 고발 대한 내 진심을 여기 적어보자면 이렇다..

솔직히 비리라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데가, 현미경으로 붙어서 보면 벌레 없는데가 세상에 어디있겠냐고,

그리고 이런 부탁도, 엄연히 따지면 사건진상도 제대로 모르는 내가


글 복사해서 댓글 달아 주는 것도 비리가 될 수 있지 않나?

나는 동네 작은 가게에서 알바를 한다.. 

바깥음식들이 그렇듯이 집에 것들만큼 위생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가게가 갑자기 정신없이 바쁘게 되면 비위생적이게 음식,그릇들이 다루어 질 때가 있던 것이 생각났다.

속으로는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사장님눈치에..  밖에 일이돌아가려면 부득이하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다

그런데 내가 이런 비위생적인 것들을 주변사람들에게 말하고 고발하고 하고 다닌다면

그것은 그 가게에서 더 이상 일하고 싶지 않다, 그만두겠다, 는 의사표시로 해석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스케일은 다르지만 내가 겪었던 이런상황과 갑자기 오버랩이 되면서

댓글을 작성하는데 방해가 되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비리를 고발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며..

큰 발전, 모두의 본보기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용감하고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속한 집단을 공개적으로 망신시켜서 자신에게 좋을 것이 무엇이 있을까..

그 댓가도 감안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겼을까..

나는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이건 정치적인 문제가 끼여있는 것 같다..

오빠가 왜 나한테 이런 고민을 만들어 준지 모르겠다 ㅠㅠ 

하.. 고작 댓글 하나 달아주는게 뭐 그렇게 대수라고 ..치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부끄럽지만..

어딘가에는 털어놓아 보고 싶은 마음에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