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안에서 오픈마켓에 대한 책을 읽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잊혀지기 전에 급히 공개일기를 올려 봅니다.
울다 회원들이 [직업에 대한 수다]를 모아 책으로 내보면 어떨까요?
가령 콜센타 직원이시라면 이런 수다가 있을 수 있겠죠.
내 직업은 말야~~
아침에 출근하면 오줌도 참았다가 눠야될때가 있어.
그래서, 내 옆자리 언니는 서른넷인데 만성 방광염이야.
닭장같은 20평 사무실에 50명이 따복따복 독서실 칸막이 같은 곳에서 전화를 받는데
공기도 안좋고 오늘같이 날씨 좋은 봄날에 뛰쳐나가고 싶어.
무엇보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최대한 명랑한 하이톤으로 고객님 반갑습니다~`
이러는게 얼마나 스트레스인줄 몰라.
그래서 우리 직원중 열에 셋은 담배를 피더라구.
그거라도 없으면 맑은 공기 쐴 여유가 없거든.
오늘은 어떤 진상과 통화한 줄 알아? ~~솰라솰라~~
간혹 이일을 하다가 관리자로 승진하기도 하는데
15만원 정도 더주면서 콜수가 안나오면 너무 심하게 쪼여서
차라리 승진하지 않고 그냥 일반직원하겠다는 사람도 대다수야.
그래도 내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그전에 ㅇㅇㅇ직장에서 경리를 해봤는데 ~~~~~
우리가 왜 성공한 사람들의 석세스 스토리만 읽어야 하나요?
우리들의 이야기도 충분히 상품이 될 수 있는데요.
제가 리프레시 휴직중 여러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며 느낀 점은
세상엔 먹고사는 방법들이 정말 다채롭고
각 직업군마다 견고하고 치열한 시장, 그 시장의 작동원리 그리고 종사원의 애환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은 정말 환타스틱하고 충분히 교양적이었습니다
책 몇권보다 사람과 만난 2시간이 훨씬 유익했다고 단언합니다
언젠가 저는 공개일기에서 '어른'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린적이 있습니다
어른 (1) 다른 사람의 마음이 내맘같지 않다는 것을 아는 자
(2) 슬픔과 고통을 갈무리할줄 아는 자
저는 거기에 더해 아래와 같은 정의를 추가중입니다.
(3) 다양한 직업들의 작동원리와 그 종사자들의 애환을 알고 공감하는 자
본인이 느끼는 자신의 직업은 그닥 특별할 거 없는 남루한 일상이지만,
밖에서 보는 그 사람의 직업은 홍미와 감탄과 공감의 대상입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읽은 오픈마켓 상인의 애환도 정말 흥미롭더군요.
새벽 2시에 상품문의 전화하는 고딩, 오픈마켓회사에서 지능적으로 뜯어가는 검색 광고비,
싼 물건을 찾기위해 중국과 동대문 뒤지기, 악성 상품평에 대한 스트레스같은 이야기 말이죠..
우리 울다는 까페가 아닙니다.
그래서 연령대도 모두 다르고 직업도 모두 다르죠.
고등학생, 대학생, 콜센타 직원, 취준생, 영어학원 강사, 통신회사 영업사원,
심지어 웨이터 분도 있잖아요..
게다가 우리가 쓰는 일기의 상당 분량이 직장과 사람 이야기 이기 때문에
과거에 쓴 일기 몇개를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출판사에서 알아서 편집해줄거라고 생각해요
더 좋은 점은 일기장 회원들이라고 하면
왠지 진심을 토로할 것 같은 느낌까지 주기때문에
출판사에서 책을 홍보, PR하는데도 스토리가 선다는 것입니다.
출판사에 기획안을 주면 충분히 흥미를 느낄 주제같고
아마 출판사 직원이 울다 회원으로 가입해서
원고 의뢰를 공지하거나, 원고 작성이 어려운 분은 채팅으로 인터뷰를 하기도 할듯 합니다.
당연히 원고료도 주겠지요...
(아~~주체할 수 없는 이 공상의 날개 ㅎㅎㅎㅎ)
<직업의 세계>...이런 책도 있지만, 대부분 직업의 밖에서 바라본 작업물들입니다.
사람들은 그 직업안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의 살아 펄펄뛰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결과물은
ㅇ 다른 사람들도 참 어렵게 사는구나라는 위안을 줄 수 있고
(말하자면 공감능력을 높여주는 교양서)
ㅇ 전직을 고민하는 직장인이나 공부하는 학생들의 직업 선택에 도움도 줄 수 있을뿐더러
(잘못 쓰이면, 자식에게 너 공부안하면 이렇게 산다ㅠㅠ)
ㅇ 울다를 널리 알릴 수도 있고,
ㅇ 원고쓰신 분께는 적지만 용돈 벌이도 될거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올해 8월달에 큰 시험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시험끝나면 시동을 걸어서
내년 이맘때쯤 울다 이름으로 책한권 내고 싶다는 꿈을 꿔보네요...
*
울다 아이디를 업무용과 공개용 2개를 썼었는데, 지금보니 부질없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아이디를 2개로 나눈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할수만 있다면 합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