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근교로 드라이브를 했다.
팔공산 케이블카를 태어나 처음 타보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내가 후덜거리며,
어떻게해!! 소리지르는데, 당신은 그런 날보며 웃는다.
케이블카 정상에서 이쪽저쪽으로 산책하고,
다시 내려와 당신 손을 잡고 걷는다.
몸에 좋다는 버섯 전문식당을 찾아서,
귀하다는 버섯을 모조리 다넣은듯한 전골을 먹고
나는 만족한다며 배를 두드린다.
돌아와 함께 누워 영화를 보는데,
숨쉬기가 힘들어졌다.
나, 숨이 잘 안 쉬어져..하는 내 목소리에
당신은 물을 가져다주며 날 일으킨다.
조금 뒤 진정된 나를 보면서 당신이 말한다.
너. 눈가가 까매... 안색이 너무 안좋아.
병색이 완연하지? 하며 애써 웃는 나를 당신이 끌어안는다.
이런 너를 어떻게 하냐...
괜찮아. 이제 괜찮아.
다시 영화를 보며 집중한다.
당신 품에 안겨있는 이 시간들이 좋다.
당신 냄새가 좋고, 당신 살결이 좋고, 탄탄한 가슴이 좋고, 조금 뜨거운 당신 체온이 좋다.
내 어깨에 얹은 당신 손이 좋고, 가끔 그 손으로 어깨와 귓볼, 등줄기를 간지럽히는 손길이 좋다.
사랑할 수 있을때,
이렇게 만지고 느끼고 안을 수 있을때.
당신에게 더 사랑한다 말해야겠다.
약해진 나지만, 당신만큼은 온몸으로 온힘으로 온마음으로 사랑한다고.
건강한 남녀가,
연애하고 사랑하며 할 수 있는 모든것들이
부럽다.
주어진 그 시간들이 얼마나..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것인지.
나는 또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나는 곧 항암을 시작한다...
항암이 맞는것인지, 자연치료가 맞는것인지
아직 잘 확신이 서질 않지만.
잘 견디고, 잘 해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