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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못났다 앞으로 화내지 말자   2014
쌀쌀한 저녁공기. 조회: 2702 , 2014-10-15 03:10


아이에게 화를 냈다.


그 하나가 너무 쉬워서 틀릴 거라 생각지 못했다. 세 번을 되물어도 고집스럽게 똑같은 대답.

거슬러올라가니 내 질문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답을 가르쳐 주는 건 언제나 쉬운 일이다. 하지만 아이가 이해하고 넘어가기를 바랬다.

그런데...;; 아무리 설명해도 안되는 건 넘어가야지 뭐. 하지만 아이는 고집스럽게 얘기했다.

내가 자꾸 똑같은 걸 물어봐서 짜증과 화가 나 있다고.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것도 잘 되지 않았는데 저런 말조차 흐뭇하다.

오냐오냐 앞으로 그러지 말자

그러려면 니가..요래요래 해라~~ 바른 행동을 제시했는데 듣고 또 딴소리다.  

아이는 배우고 알아가는 것, 즉, 이해보다 들어주기를, 자기를 봐주기를, 바랬고 그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또~~~ 내가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고 하네...원점이네 원점.. 몇 번째야 하다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만하자고 다음에 보자고 버럭 화를 내버렸다.


 

내가 참 못났다.

아이 엄마와 통화를 하며, 아이엄마가 원하는 모습인 긍정적이고 밝고 즐거운 수업을 할 수도 있지만

거기까지일뿐. 상황이해를 시키고 넘어갔어야 할 필요성을 말씀드렸다.

엄마는 충분히 납득하지 못한 것 같다. 사춘기이며 느린 이런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주기를 바랬다.

그때 오케이. 했어야 했건만, 나도 또 내 고집을 부렸네 ㅜㅜ



통화를 끊고

나는 오늘 내내 나의 역할과 보호자의 needs 사이에서 갈등했다.  

잘 참고 받아주고 넘어가고 하다가 오늘 아이에게 기분을 드러내어 무척 속상하다.

이 애가 어찌 내 생각을 알까, 자기 마음도 잘 표현못하는 아이인데....ㅜㅜ

난 또 내가 뭐라고 이걸 끝까지 이해시키려 들었을까...안되면 넘어가지.



일을 할수록 사람이 어렵다.

개인이 중요시되는 사회이니 일을 함에 있어 내 생각대로 되기보다 점점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해주기를 바란다. 어디까지일까? 글쎄... 100명의 사람을 만나도 유형은 있으되 개개인은 모두 다르다.

그 안에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찾아내고 만나는 일이 기쁨이지만, 동시에 점점 사람에 지치고 닳아가는 나를 보며 일을 대하는 나의 생각도 바뀜을 느낀다.  



'일이다'

'목표점을 알려주자'

'요구를 들어보자'

'강요하지 말자'




이제 선택은 어머니의 몫이고 내년에 아이는 고등학교에 진학을 앞둔 중3이다.

니가 점점 나아지기를 선생님이 바란건데 너에게 마음의 상처가 되었다면

그건 선생님이 아직도 부족했기에 그렇지 니가 잘못한 게 아니야

앞으로 나아져가도록 화이팅하고 우리 같이 힘내자~

오는 토요일에 만나면 과자파티하고 보드게임하며 정말 잘 대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