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767 , 2014-12-06 01:42 |
오늘 같은 밤이면 좋은 것 같아요.
원망의 원망만 거듭하면서 보냈던 시간들이 있어요.
철이 덜 든 아이처럼, 방황하던 소녀처럼,
나는 또래들처럼 지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시절, 내 눈엔 모든게 부조리했고, 모든게 이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잠시 행복했을땐, 내가 소위 말하는 겉멋에 빠졌었나, 했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아니었네요.
아직도 내 눈엔 모든게 이상해요.
그리고 서른이 된 지금도, 나는 원망할 대상을 찾아요.
원인을 찾고, 또 그 원인의 원인을 찾으면서-
종내는 그 나이에 실수처럼, 정말 실수처럼 나를 낳아버린 엄마에 대한 원망이 되요.
엄마는, 나를 낳은 것을 가끔 후회했다고 해요.
엄마의 인생을 살 수 없어서.
하지만 나를 키우면서, 내가 크는 걸 보면서 뿌듯했고 행복했다고 해요.
하지만, 나는 그 말들이, 위로가 되지 않아요.
엄마의 실수로, 엄마의 인생과 바꾼 내가, 그냥 턱.하니 이 세상에 내버려진 것 같아요.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라는 허울좋은 명목으로
나는 홀로 헤쳐나가야 했으니까.
삶은- 선택과 포기의 연속이죠.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는 포기해야 하죠.
두개,세개를 다 가지면 욕심쟁이가 되니까.
100개 중에 두개, 세개정도 가지는 것도 욕심쟁이가 될까요?
선택을 하고 따라오는 결과와, 포기해버린 것에 대한 후회는 내 몫이에요.
나는 또 그 사이 어딘가에서 울죠.
잘못된 선택을 되돌릴 수도 없고, 다시 바로 잡을 여력이 부족할때.
겉잡을 수 없이 모든 것이 흘러갈때. 내 인생인데, 내 인생 같지가 않을때.
원해서 태어나는 것은 없죠.
나도, 당신도, 그리고 그도, 저들도. 모두가 원해서 태어난게 아닌데.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이왕, 태어난 거, 행복하게 즐겁게 살자, 라는 한마디로 덮어버리기엔
세상은 마냥 행복하고 즐거운 곳이 아닌데 말이에요.
나는 이런 생각들을 왜, 어린시절부터 했을까요.
내 어린시절부터, 나는 사는게 재미없었나봐요.
무기력했다거나, 의욕이 없었다거나 그렇지도 않았는데.
그러기엔, 나는 너무 활동적이었고,
모두가 기억하는 그때의 난 밝고 명랑하고 씩씩했는데.
나는 그때부터 가면을 썼던 것일까요?
나는 이 모든 것을 알고싶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했어요.
그리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내가 정확하게 무슨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끊임없이 묻고 배우고, 책을 뒤지고, 강의를 들으면서.
결론은 없죠.
모두가 독립성을 갖고 또 다의적이고 가변적이라서.
알면 알수록, 잔인하게도 공허하죠.
사람은 모두, 완벽하지 않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대요.
조금은, 나도 그런 것 같아서- 다행인 것 같아요.
극단적인 선택을 해도, 이해해줄거죠?
나를 알기 위해 공부했던 심리학과, 범죄자를 알기 위해 공부했던 범죄심리학.
그 안에는 자살도 범죄라고 해요.
그리고 그 자살자의 주변사람들을 자살생존자라고 하죠.
생각이 명확하고, 머리가 맑을때는, 그 자살생존자들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한 개인이 자살을 선택할 때의 고통보다,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이 더 크다는 것.
그런데.
난 지금- 그럴만한 여유도 이해심도 없는 것 같아요.
나, 지금까지 타인을 많이 이해하고 살아서, 남들이 나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배려하고 이해하고 살았으니까 ㅡ
오늘만큼은, 조금 이기적이면 안될까요?
오늘만, 이기적인 박진아가 되면 안될까요..
무아덕회
14.12.06
이기적이 될거라면서...이해를 돕는 착한 사람이군요...당신은... |
HR-career
14.12.06
Our pretty jina-Park, Good morning ? |
억지웃음
14.12.06
지금 제 마음이에요. |
무아덕회
14.12.09
별 일 없죠....? 이기적이지 못한 박진아가 궁금해서요...혹여.... 음.... 별 일....없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