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그랬습니다.
조금만 좋은 일이 있어도 감사한 마음이 생깁니다.
가만히 있어도 감사한 마음이 생길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근래에 왠지 모르게 감사한 마음이 생기지 않더군요.
그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번 달 말 큰 돈이 필요한데 준비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던 융자를 받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쓰느라 엊그제 밤을 새웠습니다.
꼴딱 밤을 새고 볼 일 보고 오후2시에 잠들어서 오후 7시30분에 일어났습니다.
밤샘은 언제나 후유증을 동반합니다.
어제도 밤을 샜는데 그 시간이 제게 이렇게 귀한 시간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친한 친구와 밤새 7시간 동안 통화를 하면서 그 동안 답답했던 마음이 풀렸습니다.
요즘 사업이 잘 되는데 왜 마음이 이렇게 불편헀는지, 자금 조달을 하는데 자신이 왜 없었는지,
이전과 다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의 목표를 이뤘기 때문입니다.
"큰 노력 없이 월 200 정도만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는 수입원을 만들자.
그리고 나는 마음껏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아서 하자."
이게 꿈이었고 나도 모르는 새 그 꿈이 이뤄졌던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의 확장을 멈추고 직원을 내보내고 나 혼자 유유자적 공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저를 믿고 함께 많은 시간 고생한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는 여기까지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더 멀리 가기를 바랄 것이고, 당연히 제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멈출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할 만큼 했고, 지쳤고, 나는 쉬면서 공부를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
그게 답답했던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사업을 확장해야 할 동인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어제 저녁 회의를 했고,
이사님께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 했고,
다시 한 번 생각이 정리되고
일을 해야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즐거운 금요일 밤, 아니 토요일 새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