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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nymous3713
 공중파를 벗삼아.. "중년의 친구찾기 불타는 청춘 순천면 편"을 보고   미디어-보고, 듣고, 읽은 것
조회: 2981 , 2015-12-21 01:57
월요일 오전 한 시 이십분. MBC에서 나오는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 - 중년들의 #%&*$??(기억이;;)" 라는 프로그램이 지금 끝났다. 요즘 적적하니 얼 빠져서 별별 티비프로를 다 본다. 정말...한심하기 짝이 없다. 

아무튼 이 프로는, 한 3개월 전부터 나온 걸로 안다. 가을부터 평일 밤에 잠 안자고 공중파를 벗삼다보니 (그냥 안테나연결해서 나오는 게 공중파 뿐) 프로그램 처음 방영되기 전에 예고편 나오는 걸 봤었다. 여자는 강수지 씨가 나왔고, 홍진희 님과 선영 님이 나오는데 사실 원래 이름을 알던 분은 강수지 분 뿐이었다. 최근에는 김완선 씨가 나오고 남자는 김국진 님... 그리고 서태화 님이 나오시는데. 요리를 잘하시고 호감이라 프로그램을 보고 이름을 익혔다. 내가 알지 못하는 기타 등등 분들과... 최근에 복면가왕에서 보고 알게 된, 한 때 하이틴 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 김승진 분이 나오시는데 멋진 외모이시다. 스잔~

이런 류, 남자스타와 여자스타 혹은 남녀커플이 기본 컨셉으로 나오는 예능은 사랑의 리퀘스트가 있던 90년대 중반부터 쭉 있어왔다. 그렇지만 중년 나이대의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이 프로는 의의를 가지지 않을까 싶다. 사실 예능 보면 20대 초중반에서.. 예전 1세대 아이돌이 옮겨가서 최근에야 30대 연예인까지 나오는데, 그 나이대를 한참 넘어간 중년 나이 대의 남녀가 어울리는 즐거움을 보여주는 프로는 없었던 걸로 아는지라... 중년의 나이대도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 그런 의미에서 꽤 진보적인 프로그램이라고 ... 혼자 생각해본다...

사실 처음본 건 아니고, 일주일 전인가에도 적적하여 하염없이 티비만 틀어놓고 있다가 새벽에도 봤었다. ㅠㅠ 보면서 이런 생각도... 저들은 연예인이니까 나름 저런 프로그램에서 틀도 짷여져 있고, 전국을 옮겨다니며 방송이나마 즐거운 시간을 가지겠지만 내가!, 지금 2015년에는 중년의 저들이 다른 세상에서 온 것처럼 느껴지는 내가! 내가 저 나이에 미혼의 싱글로 있다면 저런 즐거운 이벤트는 누리기 어렵겠지... 그 때도 혹시 오늘처럼 티비 보면서 혼자 낄낄대고 있는 건 아닐지 몰라... 라는 섬뜩하고 처량한 생각이 슬며시.... 

산전수전 겪고 세상만사 아는 나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게 불혹을 전부 겪은 이들 사이에서 오가는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인지라... 아저씨 아줌마들 사이에서 농담이 오가면 분명 남녀인데도 조심스러움이나 설렘 등은 저 세상의 것이 된지 오래인 느낌... 지난 주에는 김승진 씨가 요통 및 허리통을 호소하니 쓰지도 않는 허리 고쳐서 뭐하냐고 쓸 때 고치면 된다고 면박을 주는 김국진 씨나... 혹은, 한 10년 후 희망이 아이를 초등학교에 데려다주는 학부형이 되는 것이라고 한 아저씨 출연자가 말하니까 그럼 우리 중에서 못 찾는다고 하는 강수지 씨나... 평일 밤... 도 아닌 자정 넘은 시각의 프로그램이라 그렇겠지만, 농담들이 이런 식이다. 엣헴...

이번 회는 전라도 순천만에서 찍었나보다. 프로그램 초반에 갈대밭을 배경으로 여자출연자들이 등장하고, 아마도 그건의 가수 최용준 씨가 게스트로 나왔다. 가수 최용준 씨 티비에서 처음봤다. 맞다, 여기서 오보 나왔는데 이거 방송국 게시판에 올려야 하나 진지하게 생각 중!!!  "2008년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박보영씨가 부른 그 노래 " 라고 자막이 떴는데, 영화 속 그 노래는 박보영 씨가 부른 것이 아니다. 당시에도 사람들이 전부 오해했기 때문에 그게 아니라 다른 여가수 분이 부른 것을 박보영 씨가 립싱크 한 거라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걸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일당백의 서태화 님 대 나머지 아저씨 출연자들의 요리 대결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요즘 계절이 계절이라 그런지 살이 통통하게 오른 아귀가 진짜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후 ~ 빨간 탕에서 보글 거리는 하얀 속살의 아구... 으... 요즘 아구요리 잊고 있었는데 아구탕 한 번 먹으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미나리가 섣게 익은 시원한 국물에서 건져먹는 쫄깃쫄깃한 아구살... 어쩌면 이 말을 쓰려고 일기를 쓰기 시작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서태화라는 분은 요리 구력이 대단해보였다. 상대팀 인원 수가 네 명인가 다섯명이었는데 나머지 인원들은 요리에 무용하여 있는 재료 다 갖다 넣고, 되는 대로 끓이는 느낌인 반면, 서태화 씨가 아귀찜을 하는 과정에서 콩나물 데친 물에다가 아구살들을 1차로 데치는 것, 특히 아귀의 내장을 따로 손질하여 잘게 다지고 따로 조리하여 맛을 내는 재료로 이용하는 부분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서태화 님에 대한 흥미가 급 생겨서 지금 찾아봤는데.........아.... 배우라는 직함 옆에 "요리연구가"라고 써 있구나... 그럼 그렇지...ㅋ 요리를 취미로 저정도 하는 사람을 찾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남자건 여자건 감칠맛을 내는 요리를 챡챡 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더욱 알고 싶을 정도로 매력을 느끼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또 성악을 하신 분이라고 한다. EBS 지식기행에서 이태리어 하는 모습도 보여주셨다고 하니... 능력자에 지식인, 멋진 분이시로구나. 


다시 일하게 되기 전까지는...사실 이런 일이 없어야 하는 걸 모르는 바 아니나, 적절한 방식으로 적적함을 이기지 못하여 티비를... 그것도 공중파를 벗삼아 지내(기 싫지만... 나약한 의지와 무력함) 시간이 많을 터.. 불타는 청춘을 적어도 한 번은 더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불타는 청춘"프로그램에 관해서는, 그 취지 및 의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바이다. 

anonymous3713   16.01.27

헉 다시보니까 첫 줄에 MBC가 아니고 스브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