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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
 끝나지 않는 사춘기   합니다.
조회: 2120 , 2016-02-26 04:59


언제 끝나려나
주기적으로 도지는 사춘기 병.
덕분에 오랜만에 술도 자주 먹고 밤도 자주 새우고 있다.
내가 가는 길이 (나한테) 맞는 길인가.
어떤 옷이 나한테 잘 맞고 잘 어울릴까.
남들 시선, 시대적인 유행은 차치하고 정말 내가 원하는게 어떤 스타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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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
오랜만에 본 사람들은 적잖이 놀란다.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준다.

글쎄, 이게 뭐 그리 대단한가. 
겉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이 많이 다를 뿐이다.
진심으로 부족함이 많음을 알기에 그 어떤 칭찬에도 우쭐해지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순간 우쭐해지는 건 막을 수 없다. 
낮에도 밤에도 칭찬들으며 들떠있다가도 집에 와서 바닥에 등을 대는 순간 가라앉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사람들하고 있을 때야 입이 움직이느라 머리가 덜 움직인다. 복잡할 것 없다.
그러나 혼자 누워 있을 때면 그 동안 참고 있던 고민들이 잠도 안자고 복작거린다.

1월 중순부터 투자사들이 관심을 갖고 연락을 해왔다. 투자 논의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1억~3억 정도는 바로 가능한 수준이다.
15억~20억을 부르고 그 이하로는 생각도 없고 지분도 많이 내줄 생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상식적으로 5개의 업체 중 어느 쪽에서도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혹은 과대망상증 정도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나도 안다. 나 같아도 '뭐지 이 병신은'했을거다. 그러나 내가 찾아간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다.
뭐라든 어떻게 생각하든 그들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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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저게 촉매제가 되어 사춘기가 다시 왔다.
앞으로 계속 사업을 키워나갈 것인가 그만 정리할 것인가.
정리라고 하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삶을 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을 줄이고 사람을 더 뽑아서 수익은 낮추고 내 삶을 챙길 것인지
적당한 임자가 나타나면 이쯤에서 깔끔하게 털어내고 진정으로 쉬는 시간을 갖을 것인지.


아니면, 초심으로 돌아가서
한 번 제대로 뛰어볼 것인지.


2년 전, 1년 전을 돌이켜보면 이런 고민은 정말 복에 겨운 고민이다.
그러나 내 비교 대상은 1년 전, 2년 전이 아니고 1년 후, 2년 후다.
어떤 선택을 해야 그 때 내가 행복할 것이며, '그 때 선택은 정말 탁월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인지.
나아가 10년 20년 후에는 어떨지. 그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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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귄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함께 고민거리가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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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아직 어색한데 벌써 3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