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을 내렸습니다.
어느 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일 하지 않아도 적게는 500 많게는 1,000 이상 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재투자 하겠지만..)
올해 추석 사무실에 홀로남아 지나온 날을 돌아봤습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다시 한 번 결단 내려야할 때가 되었음을 느꼈습니다.
추석 연휴를 마친 직원들이 하나 둘 복귀할 때 홀로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2박 3일.
내가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내려놓고 쉬자.'
지난 3년 동안 읽은 책이 한 권이나 될까요.
그저 땅만 보고 달려온 것 같습니다.
무슨 정신으로 살아왔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조금 자고..
그렇게 쉬지 않고..
하나도 모르면서 무슨 자신감으로, 무슨 힘으로 그렇게 달려왔던걸까.
토닥토닥. 고생 많았다.
2박3일.
직원들에게는 금,토,일 일상적인 휴일이었을 수도 있는데
제게는 너무나 오랜만의 휴식이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쉬어도 되나?'하는 걱정, 죄책감..
그리고 쉬면서 느낀 것은 성취감보다는 우울함이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나를 가혹하게 채찍질하며 살아왔던가..
책임감.
나를 믿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
그 무게에 쓰러질듯 비틀거리면서도 내가 넘어지면 다 넘어진다는 생각에 넘어질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쉬면서 돌아보니 내가 좀 쉬어도 회사는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변한 상황을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의 습관대로 열심히 살아왔던 것이었습니다.
"저 내일부터 사무실에 나오지 않겠습니다. 꼭 필요한 일 있을 때만 연락주세요"
30일. 한 달.
처음에는 뭘 하면서 쉴지 몰라서 그저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술을 먹었습니다.
그것도 잠시, 역시 난 술먹고 노는 것에는 별 흥미가 없구나
하루에 두 세권씩 책을 구입해서 읽거나 미드를 찾아 보았습니다.(왕좌의게임 짱짱맨)
그런데 아무리 쉬려고 노력해도
회사 생각, 일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좋을까, 저렇게 하면 좋을까,,,,
결국 오늘 사무실에 잠깐 나가서 이사님과 또 대화를 나누고와서 다시 한 번 결단을 내렸습니다.
투자 받아서 2년만 더 달리자.
몸을 아프게 하는 것을 병이라고 합니다.
일 중독.
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