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는 길에
뭉글몽글한 푸들이
나를 따라오며
가까이 다가와서
반갑게 꼬리를 흔들었다
머리를 쓰다듬자
어쩔줄을 몰라했다
귀엽고 예뻤다.
강아지는 순수하게
사람의 마음을 원하고
그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순간 내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무리한 일들도
곧잘 해내던 나는
비굴하지 않았구나.
비참하지 않았구나.
강아지의 인간 친화적 성품은
유전자의 결손때문이라는데
인간의 부족함으로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