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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덕회
 살맛나게...   2018
조회: 1957 , 2018-01-31 08:37
한 3주만에 집에 갔다. 정류장에서 내려 아파트 입구쪽 건널목을 건너려고 하는데, 웬 할머니 한 분이 구부정한 걸음으로 두리번 거리며 나오는게 보인다. 아파트 입구쪽으로 차들이 들고 나는데 느릿하게 걷는 모습이 아슬아슬해보인다. '아이구, 저 할매는 위험하게 왜 저렇게 걸으시나' 했는데...그게 우리 엄니다! 충격이었다. 늘 엄니는 날 이기는 여자였고, 밝고 영민한 사람이었는데, 이제 수 많은 추레한 할머니들 중에 한 명이라니...최근, 부쩍 늙고 쇠약해진 모습이었고, 입맛이 없어 밥을 해놓고도 일주일이 넘도록 밥이 잘 줄지 않는단다. 결국엔 쉬어서 그 밥을 끓여먹는다고... 괜히 울컥해서 이마트 가서 비빔냉면을 먹자는 내 말에 흔쾌히 따르시더니 한 그릇 뚝딱 비우신다. 입맛이 없는게 아니라, 살맛이 안나시는게 아닐까...내가 어서 살맛나게 해드려야 할텐데...더 늙으시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