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조증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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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침부터 우울했다.
- 인수인계 중 계속 나타나는 전임자의 똥들.
- 독촉 전화들 (상담원들,, 알았다고 돈 넣겠다고 하고 끊으면 다시 전화해서 자기 할 말 다 한다.)
- 준비서면 속 상대방의 거짓말들 (여러건의 민사소송 진행중)
도저히 사무실에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자리를 잡지 못해서 바람을 쐬러 나갔다.
이도저도 생각하기 싫고 잠깐 숨좀 돌리고 싶은 마음에 일단 사무실에서 나와서 차에 올랐다.
연락도 없이 가장 친한 친구를 보러 갔다.
가는데 1시간, 만나서 30분, 다시 오는데 1시간.
그냥 내가 좋아하는 사람 얼굴을 본 것만으로도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가만에 일찍 귀가해서 저녁식사를 매우 맛있게 했더니 기분이 좀 더 나아졌다.
그 기분을 이어서 10시에 자서 4시에 일어났더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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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기분으로는 모든 것을 때려치워야할 것 같았는데,
동일한 상황을 현재의 기분으로 보니 매우 좋은 기회다.
보통은 학연/지연/혈연을 기반으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낸다.
그런 것들이 가져다주는 이점은 '시간'이라는 축을 갖는다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연'이 닿아있는 경우 그 사람의 과거를 속속들이 알 수 있다는 것.
즉, 이 인간이 진짜 배에 타긴 했었는지 (지난 글에 이어..)
그 배는 어쩌다 타게 되었는지, 타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왜 내렸는지 등을 굳이 본인에게 묻지 않고도 알 수 있다. '연'을 통해 레퍼런스 체크가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다.
(더 정확히는 확인된 사람을 소개받는 것)
아무튼, 난 그 '연'도 없고, 개념도 경험도 없다보니 자꾸 시행착오를 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그 '연'없이도 레퍼런스체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면 어떤가.
그 시스템이 명문화되지 않더라도 내 속에 내제된 내공이 된다면 어떨까.
그 때 비로소 사업이 시작되는 것이고, 그렇게 시작하면 '연'에 의지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강력하지 않을까?
마치 웨이모가 떡락하고 테슬라가 떡상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