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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흐린날에 저 산처럼..   미정
흐림 조회: 1323 , 2002-02-06 00:00
흐린날에 오후다.
지친맘을 달래느라 잠시 눈을 붙힌것이
밤인양 깊은잠에 빠졌다.
눈을뜨고 멍한 눈으로 창밖 산들을 바라보다
커피잔에 정신을 가다듬으며 이런 상념에 빠진다.
믿음과 사랑이란것도 희뿌옇게 보이는 저 산과도 같은걸까..하고..

맑은날에 비춰지는 산은 계절따라 제 나름대로 뽐을낸다.
그래서 바라보는 시선들에게 찬사를 받기도하고..
그런데 오늘과 같이 선명하지 않는 흐린날에 저 산은 아무것도 볼수가 없다.
그냥..산이거니 할뿐..
저 산이 눈이 덮혔는지..단풍이 들었는지.. 녹푸른 색인지..
그래서 보는이의 시선은 무심해진다.
오늘도 저 산은 본연의 그 모습 자체일텐데..

믿음과 사랑...
그 깊이가 혹 이런거와 닮진 않았을까?
해맑음이 있는 모습일땐 그렇게 반겨주면서
조금이라도 희뿌연히 가려진 날엔 나의 맘을 채워주지 못해 무관심 해지는것..
믿음과 사랑은 적어도 늘..함께하는거라 본다.
선명하지 않는다한들 그 속에 담긴 모습은 늘..한결같은거라 그렇게 여겨주는것..
그 본질을 믿고 사랑하는것..
그것이 진정한 믿음이고 사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