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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코피   2002
맑음 조회: 1905 , 2002-09-30 02:21
늘 그렇듯이 요즘은 쌀쌀하다. 내 마음같다.

한시에 일어나서 마당에 쭈구리고 앉아 개랑 놀다보니 배가 고팠다.
앉아서 컴터를 하다 보니 시간은 벌써 6시고 머리감고 번듯한 사람의 모습을 갖추고 보니
난 어느새 밥을 먹고 있었더랬다.
가게가는 길에 자전거를 가져가야겠다 싶었는데 이눔의 자전거가 꼼짝을 않아서 가게까지 끌고갔다.
그동네서 감기약 사먹고 밥먹고 빨래 좀 개놓고 인나서 집에 오는데
윤정이랑 헤어져서 한 십분 걸었나..?
코에서 찝찝한 뭔가가 찔끔나왔다.
젠장..또 코피났다. 길가다가 코피 나뿌면 나는 우야라고 ㅡㅡ;
근처의 빵집에 들어가서 아저씨한테 휴지를 구걸하며 거울을 잠깐 보았떠니
거울 속에 한 손과 왼쪽코아래부터 피를 뒤집어쓴 왠 처녀가 있었다.
그렇게 피를 흘리고 나니 어느 정도 정신도 들고 소화도 되는 느낌 ㅡㅡ;
고 3 때 이후로는 코피 잘 안났는데..감기기운도 있는데 걱정되네

자고 일어나서 제일 먼저 우체통을 뒤적이는데 유네 편지가 와 있었다.
현역도 아닌 것이..한달 훈련받는 것도 힘든가보다.
편지가 온통 찡찡 거리는 소리다.
유네가 이제 마음을 잡은 거 같아서 다행이다.
나 또한 그렇게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을 보니 역시 나는 한 사람 밖에 없어
코피가 멎으니까 이제는 콧물이 줄줄 나온다.
아 부끄러 내일부터는 또 어떤 방법으로 치료를 해나가야할까낭..우아아 우아아
생각하는 것을 말로 끄집어 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좀 더 생각이 깊고 냉정한 사람이 되어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