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할일도 없고 그렇다고 집에 있고 싶지도 않아
아침 일찍 가방을 들고 나왔다.
산책을 하듯이 40분을 걸어 공원으로 갔다.
그전에는 출근때문에 바빠 주위를 돌아볼 틈이 없었는데
걸어오면서 보니 내가 참 예쁜 곳에서 사는 구나.....
보라색의 나빨꽃이 넝쿨지어 피어있었고
담장넘어의 나무엔 큰성류가 주렁 주렁 매달려 있었다.
그런데 저건 어떻게 먹지?
주택가 골목을 지날땐 초등학생이 내 앞을 달려지나갔다.
어느집 대문앞에서 큰소리로 \"경주야~ 학교가자\"
와- 얼마만에 듣는 소린지...
공원에서 아침을 먹고 나무잎들 사이로 빛나는 햇빛을 보고....
조조 영화를 보고....
서점에서 책을 보고...
시장을 구경하고 늦은 점심을 먹고....
집에 와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낭만 고양이를 들었다.
세탁기를 돌리고 석양에 빨래를 널고...
꿀차를 마시면서 한참을 멍하니 쪼그리고 앉아 석양을 바라보았다.
석양이 질때까지...그렇게..
8시부터 잤을까 눈을 떠보니 5시 였다.
뉴스를 보며 아침을 먹고 정신없이 출근..
난 다시 일해야 한다.
바쁘겠다.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