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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비도 오고   2003
비 찔찔거리기는.. 조회: 2366 , 2003-03-17 03:21
이제 졸업도 일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에와서야 더 열심히 공부했어야 했고
내가 귀로 듣고 눈으로 보았던 모든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해 아쉽다.
많은 돈을 내고 들었던 수업이 땡땡이치지 않고 졸지 않고 출석만 한다고 해서
부지런히 적고 적고 예쁘게 정리만 해놓으면 내 것이 되리라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너무 많은 것들에 관해 모르고 산다.
난 왜 항상 뒤늦게야 깨닫는지 모르겠다.

며칠전 윤희를 데리고 진작에 내가 갔어야 할 곳을 가보았다.
아주 옛날에 그사람이 나를 데리고 가주었던 곳
내 발아래서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었던 곳
그애와 그리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곳 하나뿐이었다.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도시 불빛들은
나에게 작지만 가장 필요한 힘이 되어주겠다고 약속하는 너의 목소리같았었지
혼자서는 차마 갈 수 없었던 게 그 어둠이 지금은 왜 혼자왔냐고 물을까봐서였어
무슨 노래가사같지만 이제 나는 혼자서도 그곳을 갈 수가 있게 되었고
아직도 내 마음은 너를 향해 있다는 걸 깨달았어
남들은 다 바보같다는데..
물론 너도 그렇게 생각하리라 믿어
아마 나는 평생을 그렇게 바보로 살 거 같아
하늘 아래 어디를 가든 너만 찾는 난...

다른 사람에게서 니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나는 비참하기도 하고 조금쯤 웃기도 했지롱
나를 좋은 친구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는 헤어질 때 니가 전했던 말..
좋은 친구로 지내자는 말을 떠올리게 해서 역시 나는 안되는구나싶어
아무 것도 느낄 수 없게 심장을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너를 싫어하게 만들었어
그리고 니가 여자친구랑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는..
웃을 수 밖에 없었어
그애랑 너도 한때는 영원한 사랑을 꿈꾸었겠지..
영원한게 없다는 걸 왜 모를까

나도 그래..이 감정이 4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영원하지는 않을텐데
왜 이렇게 단 한사람에게 집착하고 미련을 갖는걸까
아마 내가 너를 사랑할 때 내가 할 수 있는만큼 최선을 다하지 못했었나봐
한 사람을 사랑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사랑해야 미련도 남지 않는다는데
이 병도 아닌 병은 낫는 방법조차 없구나
내 눈길은 끊임없이 너를 찾아헤매고
내 귀는 네 목소리를 찾아헤매고
내 입술은 너를 말하지 못해 웃지도 않아
그렇다고 추잡하게 다시 돌아올 수 없겠니...이런 신파조 대사는 절대로 입밖으로 나오진 않지
아니 이러는게 더 더러운 감정의 소산물인가...


이쯤써놓고보니 나는 정말 바보같구나..
바보바보바보야~~~

AGAIN   03.03.19 바보사랑

사랑에 있어 바보가 되는건 좋은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