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고3 후배들의 백일이 가까워 져서 백일주를 사주러 집에 내려갔다. 친구도 만나고 후배들도 만나는 자리였는데, 백일 모임에서는 여고도 함께 모인다.(울 학교는 남고) 내가 속해있는 관악부는 파트별로 여고와 만나는데, 올해 모임에서는 다른 파트도 몇개 같이 모였다. 모르는 얼굴들이 많아서 각자 소개를 하고 저녁식사를 마친후에 바닷가로 나가서 백일주를 가장한(?) 술파티를 했다. 고등학생들과의 자리라서 안마시는 1,2 학년들은 일찌감치 빼놓고 다같이 1차를 마치고 졸업생과 3학년의 2차가 있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얘기들도 다 하고, 게임도 하며 놀다가 보니 어지간히 몇몇이 쓰러졌다. 다행히 친구가 부유해서... 바닷가에 있는 아파트를 별채로 가지고 있길래 그쪽으로 모두를 데리고 갔다. 술에 취해 쓰러진 애들을 다 눕히고 살아있는 사람끼리 잠시 놀다보니 어느새 해가뜨고...... 아침을 먹자고 여고의 한 후배가 그러길래 같이 라면을 준비했다... 그런데 물끓이던 도중에 버너에 가스가 나가버렸다... 깨어있는 사람이 여고의 선배한명 후배한명, 그리고 나 였다. 후배와 내가 가스를 사러 가게 됐는데, 가는 곳마다 상점이 문을 닫아서 꽤 먼길을 돌았다. 그동안 그 후배와 많이 친해졌다.
돌아와서도 둘이 라면을 끓이면서 많은 얘기를 했는데, 그때 내 머리엔 '이 후배는 고3인데 내가 옆에서 알짱대면 안돼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얘기를 하면서도 거리를 두며 했다.
아침에 헤어지고 집에돌아와서 밤새 못잔 잠을 실컷자고 서울로 다시 올라왔다. 도착하고 얼마 안있어 문자가 왔다. 안부문자라고 왔는데, 이렇게 온걸 보니 선배들 한테 다 보낸 모양이다... 번호를 가르쳐 준적이 없지만 어떻게 알아내서 보냈다. 가볍게 답장을 보내고...
다음날...
나도 은근히 연락오기를 기다린거 같다...아니... 기다렸다. 그런데 조용히 지나갔다. 머리속으로 '어제 그문자는 정말 안부문자였구나...' 하고 생각을 지우려 했다...
또 다음날
다시 연락이 왔다. 다른 번호 였는데, 폰에 문제가 생겨서 다른걸 잠시 쓰고있다고 한다... 꽤 오랜시간을 서로 문자로 얘기했다...
머리속으론 수험생한테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끊지 못하고 있다....
이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 그런데 나도... 좋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