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사람들 말처럼 내가 없어진다.
결혼하고 아기낳고 하면 그런다고 하더니...
이 시간만 되면 나 자신을 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젠 어떤것이 정말 내모습인지도 모르겠다.
한 남자의 아내로서,밥하고 청소하고
아이의 엄마로서, 무슨 교육이 좋은지에 관심을 갖고,
그리고 며느리로서, 집안 대 소사의 일에 참석하고 노력봉사를 해야하는 의무감으로 살아가는
현실속의 나와
그저 예전처럼 차려주는 밥먹고 학교나 회사에 다니며 ,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나
보고싶은 영화보고, 가고싶은 곳에가서, 하고싶은 예기하고...
그때에도 물론 나름대로의 고민과 살아감의 애로사항이 있긴했지만
그것마저도 나의 선택이었고 내마음대로 였다.
지금도 나의 선택이라 할수도 있지만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
지금은 마치 내 자리만이 살아가는 느낌이다.
내 자리에 '나'라는 의자가 하나있어서 아내로써, 엄마로써, 며느리로써 생각하고 행동하고 ...
이젠 생각하는 것도 내가 아닌 그 의자 입장에서 생각한다.
아이에게 뭐가 좋고, 아파트 가격이 어떻고...
나 혼자였다면 생각지도 못했을 일들을..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나이에 따라, 환경에 따라 변하는 것이 맞는 이치 이지만
나는 없어지고 내 자리만이 살아가는 것 같아 좀 맥이 빠져 버린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현실은 빠르고 바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생각조차도 할 시간이 없이 내 자리가 열심히 살아가야만
그나마 그자리가 원하던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끔은 이렇게 자리에서 나와 거울도 보고 하늘도 한번씩은 봐줘야 하는데 말이다.
오늘은 하늘이 흐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