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이십여일의 시간동안...
그동안 꿈꿔왔던 일탈이란 걸 맛보고나서 일기를 써본다...
지금도 역시나 그 일탈의 시간과 공간에 갇혀있으면서도...
어제와는, 또 그저께와는 완연하게 틀린 기분이다....
역시나 어렵게만 느껴지는 '유종의 미'...
그로 인한 물질적, 정신적 피해가 너무나도 큰 나머지 지금 이렇게 불만스런 생활이 되어버리고...
이젠 시간적 여유까지 생겼는데도 불구하고 생활은 그 전만 못한 듯 하다...
사실...지금 이렇게 쓰는 일기조차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겠다...어떻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식의 당장의 해결방안은 모두 나온 상태인데도...
희한하게 좀 더 넓게 생각하면 그것이 기막힌 오답이 되어버리는 현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건 지....하는 식의 후회보다는...
현실적인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급급하기에 아직은 머리 굴리며 살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당장의 일들을 풀어가며 살다보면...
내가 꿈꿔왔던 내 모습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내가 되어있을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좋은 경험이라고...난 뭐든 지 할 수 있고 그것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애써 자위하려고 해도...또다시 현실의 벽에 금방이지 막혀버리고 만다...
정말 답이 하나도 나오지가 않는다...
지금껏 살아온 이십삼사년동안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았던 내가 되어버린 듯 하고...
한 번의 대화도 그 어떤 카운셀링도 받아보지 못한 나인 듯 하다...
그저 막연히...
크고 시원시원한 일직선 도로를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