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린다. 정말 좋으니까
KT인력관리실 박종남 부장의 ‘마라톤 예찬’
화가를 만나보면 그림 그리는 재주가 제일 부럽고, 사업가를 만나 얘기해보면 돈 버는 것보다 신나는 일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마라톤클럽인 서울여성마라톤클럽의 박종남 대표를 만나보니 달리기가 꼭 해보고 싶어졌다. 마라톤을 안 한다는 건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커다란 즐거움 하나를 포기하는 매우 어리석은 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불면증에 끝도 없는 피로 때문에 달리기 시작
“우리 부서 직원 3명도 저한테 영향 받아서 마라톤을 시작했어요. 그 중 한 명이 지난 10월 3일 열린 국제평화마라톤대회에서 처음으로 풀코스를 완주했답니다!”
달리기를 하다보니 성격이 밝아졌을까, 원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라 달리기를 좋아하게 됐을까, 아니면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서 얘기하다보면 저렇게 환하고 행복하게 웃게 되는 걸까. 시종 밝은 웃음을 지으며 마라톤에 대해 이야기하는 박씨는 지난 10월3일 마라톤 대회에서 통산 31번째 마라톤 완주(42.195km) 기록을 세웠다.
KT 인력관리실 부장으로 내년이면 한국통신 입사 만 30년을 채우는 그가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마흔이 갓 넘었을 때인 95년부터. 어려서부터 병원치레가 잦은 약골이었다.
“통금이 있던 어린 시절, 아버지가 새벽 사이렌이 불면 저를 들쳐 업고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 여기 저기 다니던 기억이 나요.”
28살에 결혼하고 늦게 시작한 대학 공부, 출산을 거쳐 직장인으로 정신없이 살아왔는데 마흔이 되면서 건강이 자꾸 안 좋아진다고 느꼈다. “1년 365일 피로가 계속되고 앉아도 누워도 서도 괴롭고 밤에는 잠을 못 이루다가” 아파트 마당을 30분에서 한 시간씩 뛰는 운동을 몇 개월 했더니 불면증이 나아졌다. 그 후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집 근처 양재천 자전거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아침 시간에 달리다보면 그 시간에 운동하는 사람들과 낯이 익지요. 풍을 맞아 처음에는 지팡이를 짚고 절름거리며 걷다가 나중에는 지팡이 없이 걷는 모습을 관찰하며 운동의 놀라운 효과를 실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