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을 많이 쬐야 암 예방한다
비타민D가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점점 커지고 있다.
만약 이것이 확실하다면 햇빛에 노출될 때마다 자외선차단 선 스크린 크림을 발라야 한다는 기본적인 의학 상식은 무너지게 된다. 햇빛 차단이 암 예방보다는 암을 촉진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일부 의학자들은 믿고 있다.
비타민D는 피부가 태양의 자외선을 받아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되기 때문에 다른 비타민과는 달리 "햇빛 비타민"이라고 불린다. 따라서 선 스크린 크림을 바르면 비타민D의 생산은 끊어진다.
피부과전문의들과 보건기관들은 오래전부터 피부암을 막으려면 선 스크린 크림을 발라야 한다고 강조해 오고있다. 그러나 이제 일부 의학자들은 이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그 이유는 비타민D가 여러 종류의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3개월만 해도 임파선암, 전립선암, 폐암 등 여러 암의 예방과 치료에 비타민D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4건이나 발표되었다. 그 중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피부암도 들어있다. 효과가 가장 뚜렷한 것은 대장암으로 나타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D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 음식이나 비타민D 첨가 우유만으로는 섭취량이 얼마 되지 않고 비타민D 보충제도 문제가 있다.
비타민D는 연어, 참치 같은 기름이 많은 생선에 들어있고 우유에는 비타민D가 첨가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비타민D는 혈중 비타민D에 비하면 아주 적은 양에 불과하다고 미국 하버드 대학의 에드워드 죠바누치 박사는 최근 애너하임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 학술회의에서 밝혔다.
비타민D 보충제는 대부분 비타민 D-3보다 역가가 낮은 비타민 D-2이고 종합비타민에는 소량의 비타민 D-2가 들어있을 뿐이다. 따라서 보충제로도 혈중 비타민D를 별로 높일 수 없다.
보건당국은 비타민D 권장섭취량(RDA)을 50세까지는 하루 200IU(국제단위), 50-70세는 400IU, 70세 이상은 600IU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성인은 하루 1천IU가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죠바누치 박사는 암을 억제하려면 하루 섭취량을 1천500IU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의 연구보고서들에 나타난 비타민D의 효과를 살펴보자.
-- 우선 비타민D의 혈중수치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암 발생률이 낮다.
-- 시험관실험과 동물실험에서는 비타민D가 비정상 세포로 하여금 자살하게 만들며 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의 형성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흑인이 백인보다는 암 발생률이 높다. 흑인은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많아 비타민D의 합성을 방해한다.
-- 비타민D는 지방 속에 갇힌다. 비만한 사람이 비타민D의 혈중수치가 낮은 것은 이 때문이다. 이들은 암 발생률 또한 높다.
-- 당뇨병 환자도 암 위험이 높은데 그 이유는 신장기능이 손상돼 비타민D를 우리 몸이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 미국 동북부와 스칸디나비아같은 북쪽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1년 내내 햇빛을 누릴 수 있는 지역에 사는 사람에 비해 암 발생률이 높다.
낮이 짧은 겨울에는 태양광선이 지나치게 사선(斜線)으로 비치기 때문에 피부가 이를 비타민D로 전환시키기가 어렵다. 겨울만큼은 역가가 높은 비타민D-3 보충제를 복용하도록 전문가들이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흑인은 계절에 관계없이 항상 비타민D-3 보충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이들은 말한다.
보스턴 대학 내분비-영양-당뇨병과장이자 피부과전문의인 마이클 홀릭 박사는 '자외선의 장점'이라는 저서에서 햇빛을 충분히 쬐라고 권고한다.
다만 지나친 자외선 노출은 치명적인 피부암인 흑색종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장시간 일광욕을 하거나 태닝 살롱(tanning salon)에서 집중적으로 살을 태우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문제는 자외선 노출을 피하라는 미국피부학회의 권고에 지난 20년 간 아무런 이론이 제기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일반대중이 이 권고에 세뇌가 되어버린 것이라고 홀릭 박사는 지적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 입력시간: 2005. 05.23. 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