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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날 웃게 만드는 빨간 돼지   2006
아침부터 비. 딱 좋아 조회: 2860 , 2006-06-08 20:21
어제의 꾸질꾸질한 기분을 만회하기 위해
점심 때 시내를 한바퀴 돌다가 봐버렸어.
눈에 확 띄는 녀석이 있었는데 바로바로~~
핸드폰 줄에 달린 빨간 돼지. 풉,
빨간 몸통에 달린 앙증맞은 발가락들
코는 엄청 길쭉하고 커다란게 배꼽도 있어 눈은 콩알만해
참 사랑스러벙 ㅎㅎ

왠지 보고만 있어도 웃겨 절약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걍 사버렸어
난 오늘 기분이 장난이 아니야
너는 나를 잘 알테지만 나는 정말 날 잘 모르겠어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외로움을 탄 걸까?
너를 넘겨보며 나 자신에 대해 후회도 실망도 많이 하고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기 위해 재다짐도 해보는 나를 발견했지만
난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이건 고쳐지지가 않아
술을 마시면 왜 기분이 외로워지는 건지..

그래 나 어제 울 막내쌤이랑 밥먹고 집에 오는 길에 아는 동생 전활 받구 셋이 술을 마셨어
아는 동생이라봐야 딱 한번 본 게 다였는데 밤늦은 시간에 술마시잔 수작이 수상하다는 걸 알면서
착한 애라고 믿고 싶어하는 철딱서니없는 나는.
막내쌤이 먼저 가고 나도 가려고 했는데 붙잡는 그 애 때문에 정말 마음이 많이 상했어.
한번 본 걸로 두번째 만남에서 내가 좋다는데 내가 그걸 믿을만큼 내 안에 바보가 살지는 않아
인맥이나 좀 넓혀볼까하여 연락하곤 했던 그 동생이 굳어버린 내 얼굴을 붙잡고
억지로 입을 갖다 대려고 할 때 난 정말...이건 아니다 싶었어.
다행히 피했지만 우리 엄마 아빠랑 다른 하늘을 지고 있다는 게 너무 분하구
내가 가볍게 보인 것도 아니었는데 그런 취급 당한 게 팔짝팔짝 뛸 정도로
억울해~~~~~~~~~~~~~~~~~~~~~~~~~~~~~~~~~~~~~~~~~~~~~~
억울해~~~~~~~~~~~~~~~~~~~~~~~~~~~~~~~~~~~~~~~~~~~~~~
억울해~~~~~~~~~~~~~~~~~~~~~~~~~~~~~~~~~~~~~~~~~~~~~~

분하고 억울한 것도 있었지만 사실 겁도 났어
엄청나게 겁나는데 핸드폰을 두드려봐두 아무도 연락을 안 받았어
내가 처신 잘못했겠지만 정말 눈물이 나는데 누구에게도 위로를 받을 수가 없다는 건...
진짜 내가 잘못했구나 싶어 그냥 막 절망적인 거야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하지 말자고 굳게 다짐했어
아무 일도 없었고 지났으니 이제 된거야
다시는 그런 일 없었으면 좋겠네 나 어제 떵 밟은겨
이 홍돼지를 보며 잘못된 결정과 그로 인해 갖게 된 꿀꿀한 기분을 웃음으로 날려버릴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