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떠나도좋다.
하긴 이미 떠난 것과 같지만
지금부터라도 나는
너를 보내려 한다.
오래 오래 붙들어 둔다 한들
내가 얻는 것도 없이
너만 고통스러울 것 같아서
전엔 너를 부러워 했다.
너의 주위를 맴돌며
너를 기억에서 지우지 않는
내가 당연했고
내 기억속에
네가 있다는 것에서
난 너를 부러워 했다.
너는 나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미안해 했고
나는 그 미안함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나도모를게 멍에를 씌우고
그것도 느끼지 못하며 부러워 했고
너를 잊지 않고 있는 내가 있음이
너에게 행복을 준다고 생각했다.
내가 너를 자랑하고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아픔으로
너를 힘들게 하고 있는지를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나 정말 너에게 미안해
왜 진작 깨닫지 못했을까
사랑한다고 했지만
이게 사랑이 아니었을건데
이제라도 나는 너를 놓아주고 싶어
이미 가버린 너이지만
정말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내가 너를 놓아줄께
내가 내게서 떠났다고 여기지 말어
그럴수록 너는 또다른 생각으로
내게 상처를 남겼다고
더 아파할지도 모르니까
우린 다시금 만나는게
없었어야 했다.
널 위해 비워둔 자리란 없었다.
어쩌다 보니 비어 있었던 것이니
나를 가엾어 하지도 말어
나는 이런 상태가 편안하니까
이제는 속으로만 너를 추억할 것이다.
너무도 오랫동안 집요하리만치
그림자처럼 뒤따르면 굴레를 씌었다.
돌아보면 지난 세월은 눈물이었다
하지만 너 그리워 흘린 눈물은 값진 것이었고
긴 세월동안 나로 인해
힘들어 했을 너를
이젠 웃으며 보낼 수 있다.
기억에만 남겨두기로 했다.
안녕이라는 말도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냥 스쳐가는 사랑처럼 해줄테니까
우린 왜 이리 미묘한 관계일까
너를 좋아했던 것 하나로
사랑을 논하고
이별을 해석하고
망각을 펼쳐야 하니
그래도 한마디
사랑했지만 미안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