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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반성합니다   u don't have to understand
조회: 1893 , 2008-04-22 12:25


몰랐습니다.

백만원을 벌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심리적으로 어려운 일들은 많이 겪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적은 별로 기억이 없습니다.


능력있는 아버지 덕분에

우리 가족들은 너무도 편하게 살아왔습니다.


대학생 시절 음대생이였기에

용돈을 무척이나 쉽게 벌었습니다.

행사가서 15분 연주하고 10만원씩 받고

렛슨 몇명만 하면

백만원 손에 쥐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아버지 하시는 일도

한번 출장 다녀오시면

몇백만원, 가끔은 몇천만원씩 벌어오셨으니까

백만원이 귀한 돈이라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최근 정신지체 동생을 위해

부모님께서 조그마한 돈까스 전문점을 차리셨습니다.

아버지는 하시던 일을 1년 정도 쉬실거라 하셨습니다.


그 식당을 통해서 우리 가족들은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이라곤 해본 적 없는 우리 가족들이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일주일에 하루도 쉬지않고 일을 합니다.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하루종일 뜨거운 주방에서 고기 튀기고

사장님이라 불리며 접대만 받던 아버지께서

직접 돈까스를 들고 배달을 가십니다.


 8000원짜리 돈까스 하나를 팔면 순이익은 3000원 정도가 됩니다.

백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돈까스 333개를 팔아야합니다.

333개의 고기를 튀겨야하고

333개의 접시를 닦아야하고

333개의 돈까스를 서빙해야하며

100개의 테이블을 치워야합니다.


세명이 하루종일 제대로 앉아서 쉬지도 못하고

그렇게 일을 합니다.


백만원을 벌기 위해 이렇게 많은 수고가 필요하구나

이제서야 깨닫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에서

피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가는지,


가끔 티비에서 보게되는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이 얼마나 존경스러운지,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나태했는지,


사장님, 사모님 소리 들으면서 편하게 누리고 사시다가

 5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주방에서 설거지 하시고

직접 음식을 들고 배달 나가기란

쉽지 않을겁니다.


사회적 지위나 남의 시선 따위를 의식하지 않으시고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시는 그런 멋진 부모님을 두어서

너무나 행복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올해는 꼭 한국에 나가서

다른 세 가족들과 함께 땀 흘리며 일해보고 싶습니다.


온 가족의 땀과 정성이 가득 깃든

천만원보다 귀한 백만원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