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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웃음
 철부지   말로표현못하는어떤것
조회: 2001 , 2008-11-16 19:59



한달 생활비를 받은지 채 한달이 되지 않아서... (정확히 21일...)
나는 아빠에게 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방학특강 수업비용 때문에 학원을 등록하려고 했으나
꼴랑 2만원 남은 내 통장 사정을 알고 아빠가 또 부쳐주셨다.


다음주에 아빠는 연수를 가신다. 승진을 위해서,
"다음주엔 돈 부쳐줄 수도 없는데 모자르면 어떡해 , 집에 있는것도 아닌데..."

학교 CD기에서 통장을 찍어보니 82만원이 입금되어 있었다.
32만원은 학원비... 나머지는 50만원..
그냥 만원단위로 끊어버리지 2만원은 또 뭐야....

미안한 마음에 , 기숙사에 도착했다는 전화는 엄마에게 했다.
아빠랑 통화할 자신이 없어서...


물론 내 지갑엔 현금 2만원과 저저번주에 벌어놓은 알바비 4만원이 있다.

하지만 내가 벌었던 돈은 아까워서 못쓰는 주제에 아빠가 주신 돈만 축내고 있다는거...

그래서 더더욱 알바를 계속 해야겠다.

저저번주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손으로 돈을 벌어보았다.
돈이라는게 얼마만큼 사람을 힘들게 하고, 또 벌기가 힘든지는 그날 뼈저리게 느껴서 안다.
난 일주일에 한번 일하는 거지만, 매일 그렇게 일하시는 아줌마들을 보면서,
눈물나게 힘들다는게 뭔지 알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입으로 공부하는게 가장 쉽다는 주제넘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마만큼 사회에는 아직 내가 설 자리가 없고, 내가 내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오늘 통장정리를 하면서, 그 날은 힘든 그 자체로 그런 생각을 했지만
난 일주일동안 또 제자리였구나 싶다.


미안하단 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전화할 자신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일기도 다 마치지 못한 채로
비겁하게 눈물만 닦고 있거든.....


14일 동안은 , 지갑의 2만원과, 통장에 남았던 2만원과, 내가 처음으로 번 돈 4만원으로
그리고 이번주에 또 벌을 4만원으로 버텨봐야겠다.

다음달엔 정말이지 마음편하고 당당한 완벽한 30일을 보내고 싶으니까.

부끄러운 11월...
 

프러시안블루   08.11.17

억지웃음님 같은 딸이라면 아버님께서 충분히 행복하실 것 같습니다.
억지웃음님 마음은 아빠가 이미 아실듯..

yuri037   08.11.17

저도 이번 달 인터넷 강의 40만원어치를 결제하면서 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집에만 있으면서 밥이나 조금 먹으면 말을 안해
밥 먹는것도 죄스럽게 느껴지던데요 ㅎㅎ
저희가 열심히 공부해서 그 돈의 몇 십배, 몇 백배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해요! 부모님도 호강시켜 드리고요. 힘내세요 ^^

gudwncjswo   08.11.18

같은 대학생인데 자취하는 분이여서인지 몰라도 한달에 소비하는 액수에 큰 차이가 나네요..사는 곳이 달라서 그런걸까요? 무슨 학원비가 3~40만원 하는거죠??
2년전에 언어, 수리, 외국어 다 합쳐 들어서 40만원 이하였는데... ;;아;; 몇달치 한꺼번에 끊으시는건가.. 예술계 다니시는건가;; 별 추측을 다 해봤네요.. 억지웃음님 글 읽으면서 저도 반성중. 미치도록 돈이 없네요. ㅎㅎ

억지웃음   08.11.19

패션학원이에요 이번 겨울방학때 재봉하는거 배우려고요.
아무래도 저희과는 예습을 미리미리 하지 않으면 시간도 못벌고,
또 힘이 배로 들어서요 . ..
7주 수업이고 주3회 3시간씩 수업. ..
그래서 학원비가 많이 비싼편은 아니에요..시간에 비해서는
그치만........ㅠㅠ 역시 ... 마음에 찔리는걸요

gudwncjswo   08.11.26

우아; 그렇구나. 제 좁은 생각들;;; ㅎㅎ 항상 어학관련 학원만 생각했어요. ... 재밌겠네요!! 패션학원! 힘들기도 할 거 같고 ^^ ; 힘드셔도 필요없는 지출 줄이셔서 열심히 배워보세요. 항상 박힌 생각에 박힌 공부를 해온 저로서는 낯설면서도 멋져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