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생활비를 받은지 채 한달이 되지 않아서... (정확히 21일...)
나는 아빠에게 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방학특강 수업비용 때문에 학원을 등록하려고 했으나
꼴랑 2만원 남은 내 통장 사정을 알고 아빠가 또 부쳐주셨다.
다음주에 아빠는 연수를 가신다. 승진을 위해서,
"다음주엔 돈 부쳐줄 수도 없는데 모자르면 어떡해 , 집에 있는것도 아닌데..."
학교 CD기에서 통장을 찍어보니 82만원이 입금되어 있었다.
32만원은 학원비... 나머지는 50만원..
그냥 만원단위로 끊어버리지 2만원은 또 뭐야....
미안한 마음에 , 기숙사에 도착했다는 전화는 엄마에게 했다.
아빠랑 통화할 자신이 없어서...
물론 내 지갑엔 현금 2만원과 저저번주에 벌어놓은 알바비 4만원이 있다.
하지만 내가 벌었던 돈은 아까워서 못쓰는 주제에 아빠가 주신 돈만 축내고 있다는거...
그래서 더더욱 알바를 계속 해야겠다.
저저번주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손으로 돈을 벌어보았다.
돈이라는게 얼마만큼 사람을 힘들게 하고, 또 벌기가 힘든지는 그날 뼈저리게 느껴서 안다.
난 일주일에 한번 일하는 거지만, 매일 그렇게 일하시는 아줌마들을 보면서,
눈물나게 힘들다는게 뭔지 알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입으로 공부하는게 가장 쉽다는 주제넘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마만큼 사회에는 아직 내가 설 자리가 없고, 내가 내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오늘 통장정리를 하면서, 그 날은 힘든 그 자체로 그런 생각을 했지만
난 일주일동안 또 제자리였구나 싶다.
미안하단 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전화할 자신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일기도 다 마치지 못한 채로
비겁하게 눈물만 닦고 있거든.....
14일 동안은 , 지갑의 2만원과, 통장에 남았던 2만원과, 내가 처음으로 번 돈 4만원으로
그리고 이번주에 또 벌을 4만원으로 버텨봐야겠다.
다음달엔 정말이지 마음편하고 당당한 완벽한 30일을 보내고 싶으니까.
부끄러운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