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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안아주세요   2009
조회: 2517 , 2009-03-13 01:26
어릴 땐
울면 엄마, 아빠, 할머니가 안아주는 그 품이 그리 따뜻했었다
쪼금 컸다 싶으니 내가 울 때 안아주는 사람은 없는 거 같다
별 거 아닌 걸로 삐졌어도
정말 슬플 때도 안겨서 울고 나면 진정이 되곤 했는데
나의 가족은 지금 너무도 멀리 있고
그래서 나는 수건에 싸여서 가끔 울곤 한다
하품을 핑계삼아 몇 줄기를 흘리기도 하고.
근데 그건 정말 우는 게 아닌데

엄마가 나를 꼭 안아주었으면 좋겠다
엄마가 그렇게 안아주면 나는 뭐든 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뭐든 다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파더 콤플렉스가 있는 줄 알았더니 나는 알고 보니 엄마 품을 아직 찾아 헤매는
마더 컴이었나 보다

이제 많이 큰 나ㅣ니 연인을 찾아 그 품에 안겨야 하는 건가
기쁨은 조금 나누고 슬픔을 많이 나누기 위한 사이로 만날 수는 없는데

오늘처럼 비가 촉촉히 톡톡거리는 날이면
엄마가 따뜻하게 안아주었으면 좋겠다
천상의 따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