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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행복을 비켜가는 기술   2010
조회: 2765 , 2010-10-28 03:27
행복이 말한다 자기 손을 잡으라고.
그놈은 항상 내 옆에 있었다
난. 물론 그 손을 잡지 않고 지금까지 버텨왔다
딱히 원하는 건 없는데 그 놈의 손을 잡는 것 말고도 다른 행복을 가질 수 있을 줄 알았다
나를 둘러싼 행복의 세계는 늘 내게 손을 내밀고 있다
나는 그 안에서 그 손을 잡지 않고 도망다니는 개구쟁이같다
가지고 싶다면 확실히 가지고 대충 세상에 비비적거릴거면 그렇게 하라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철부지처럼 넘어졌을 때 일어나서 앞에 기다리는 사람의 손을 잡거나 품에 뛰어들지 않고
내게 다가와서 나의 손을 잡고 괜찮냐고 물어주고 다독여주고 나의 아픔을 동감해주기만 기다렸다는..
나를 둘러싼 세계가 이렇게 위태로울 줄은 몰랐다
결국 내 손 잡아주지 않으면 나는 언제까지나 울고 서 있는 아이일 뿐.
침을 꿀꺽 삼키고 가슴을 쓸어내리자
그리고 일어서서 둘러보고 내 세계를 위태롭게 만들 사람이 아니라
내가 손 내밀만한 사람을 찾아서 나의 세계를 함께 해야지
행복의 반대는 불행이 아니라 끝없는 위선이다.
어떻게 해야 행복한지 알면서 속이고 있다 자신을.
알면서.

손 내밀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 그.
또한 노력해왔음을.
그가 손 내밀었을 때 나.
단지 거기에 있었을 뿐.

어디까지 이해해야할지
내가 이해할게 아니라 나의 이기를 용서해주길 바래야할지
분노와 되살아나는 슬픔과 어리석음과 고통과 오만한 자기 존중의 가면을 또 쓰고 있다

이 가면의 역할을 잊어버리지 않고서 내가 원만히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내 본능이 아니었을텐데 내 것이 되어버린 트라우마.
그 모습도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