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내방에 책상이랑 매트리스를 놓아주신단다.
난 필요없다고 했는데 아버지는 있어야 한단다.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아버지가 그래야 마음이 편하시다면 놓으라고 했다.
아버지는 곧 후회 하시겠지만 책임은 아버지가 져야한다.
난 필요하지 않는데 아버지 자신을 위해서 하신거니 말이다.
그래도 난 화가난다.
아직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에게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필요한게 뭔지 모르는 아버지에게...
아버지는 항상 이런식이다.
진짜 내가 필요한건 뭔지 모르면서 자기 생각대로 하려고 한다.
이대로라면 아버지는 나에게 물질적인 것들을 채워주려고 하신 분 정도로 남을거다.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건 물질적인 것도 있지만 아버지와의 대화인데 말이다.
아버지 또한 나와의 대화를 원한다는 것도 안다.
아버지도 대화할 사람이 없으니까.
하지만 나와 다르게 아버지는 나와 대화할 준비가 안되어있다.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척을 한다.
안다면 내가 자기를 닮았다는 거겠지.
하지만 난 이게 싫어서 여기서 벗어나려 하는거고.
나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최소한 내가 관심 있는게 뭔지 정도는 알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나.
전혀 그런게 없다.
내가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은 뭔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군지, 내가 좋아하는 책은 뭐고,
내가 뭘 잘먹는지,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하나도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나에게 영향력을 행사할려고
하면 너무 답답하다.
난 이 집이 숨이 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