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따뜻한 날씨였다 오늘은.
입고간 털조끼를 지하철에서 벗으며 문득 하루가 답답하게 느껴졌다.
갇힌 공간에서 소소한 일들을 해결하며 내가 살아갈 시간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고
네모난 상자에 갇혀 어디론가 한참을 간다는게.
저 지하철에 담긴 사람들의 수많은 이동시간을 합치면 누군가의 인생 하나 정도.
만들 수 있겠지. 하는 시작도 끝도 없는 생각이 들었다.
발표를 끝내면 늘 미묘한 감정이 든다.
오늘은 발표를 한 것도 아니고 교수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눴을 뿐인데
또 가슴 속이 먹먹하다.
내가 받고 싶은 피드백은 늘 내 생각과 다르지만
그 분이 해주시는 이야기에 나는 도대체 힘이 나질 않는다.
열심히 해보라는 건 아닌 거 같고
알아서 해보라는 것 같기도 하고.
의도를 파악하거나 생각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게 편한데
꼭 쌓여서 한번에 의문스럽다.
논문을 더 읽어보고 오라니. 번역 중이니까 읽어봐야지 당근.
아 근데 내일 발표할 아이의 논문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논문과 같았다.
ㅠㅠ 이게 지금 가장 젤 힘드네
어제 몇시간동안 번역한 게 수포로 돌아간다.
새로 다시 해야 해.
이럴 때 정말 맘이 힘들고 속상하다. 심장에 가까운 세포들이 조금 아픈 거 같기도 하고..
어디에 이야기를 해야할까 삭이면 병된다는데.
나이를 먹으며 잊혀지기도 잘 하지만..하하^^;
오히려 좋았고 나빴고 소소했던 여러 일을 적으며 다시 한번 반성하고 내일을 계획하기로 맘 먹었다.
이유있는 긍정녀가 되자!
목표에 따른 계획 중 하나는 바로 이 일기쓰기.
매일 다시 잘 적을 수 있을까 걱정하지 말고 해보자.
일기만큼 나를 잘 알아주고 나의 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이도 없었다..
듀우..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