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1340 , 2012-05-31 23:11 |
오늘 정오 땡해서 부터 열라 발바닥이 닳도록 뛰어다녔다.
다 나의 태만함 때문이다.
며칠 전 나는 병원에 예약을 해놨었다. 그리고 그 일정이 오늘 오후 12시 45분으로 잡혔다.
머리를 손질하고 옷매무새를 단정히 한다. 그리고 약간의 화장도 해야 한다. 그러는 사이 시계는 12시 15분. 병원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가량. 그리고 차가 바로 오는지 알수도 없고, 병원의 위치도 모르는 상태라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모든 과정이 대충 마무리 되고 마구 뛰었다.
차에서 내렸을때는 이미 12시 43분 가량. 급한 마음에 길 가는 행인을 붙잡고 물었다. 소세지 드시던 낯선 할아버지가 친절히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쪽 모퉁이에서 조금 돌아가면 병원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뛰고 또 뛰었다. 초,중, 고 오래달리기 이후로 장거리를 이렇게 계속해서 뛰긴 처음이다. 늦게 왔는데 먼저온 사람들은 얼마나 많던지. 나는 또 기다렸다.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 나는 항상 책을 읽어야 마음이 놓인다. 그러면 기다리는 시간조차도 알뜰히 쓸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오늘은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집을 나서고 차를 기다리고 있을때쯤 가방속의 종이들 사이로 오늘까지 제출해야할 서류를 찾았는데,
서류가 보이지 않았다. 하늘이 노래지는 기분이였다. 집으로 다시가야 하나, 아니면 이대로 병원으로 직행 할 것인가에 대한 나의 고민이 시작되던 차에 차가 왔다. 그리고 나는 병원으로 가며 하늘이 샛뿌옇게 변하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ㅠ.ㅠ 그럼 내 행로는 다시 병원끝 -> 집에간다 -> 서류갖고 다시 중개소 찾아간다.
병원을 마치고 집으로 급히 뛰어 들어와 열라 서류를 찾는데 서류가 없다. 책상 위에도. 침대위에도. 서랍장 위에도 샅샅이 뒤졌지만 아무대도 없는 것이였다. 오, 이럴때 나는 누구에게 탓 해야 하는 것인가. 가방 속을 다시 급하게 뒤지니 내가 찾던 서류가 다시 가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또 중개소를 향해 나는 열라 뛰어갔다.
지금은 밥도 먹고, 차도 한 잔 하고 있다. 오오, 오늘이 이렇게 가버렸다.
왜 항상 이런 패턴들은 고쳐지지가 않는 걸까. 넉넉히 하는 것. 초등학교 이후부터 줄곧 나는 마감 선을 눈 앞에 두고 팽팽한 시간 속에서 일들을 급하게 처리해 나갔다. 뒤에서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 보면 아침을 알리는 알람시계가 드르르륵 울릴때 부터 일어나야 할것인가 꿀 같은 잠을 더 자야 할것인가에서 부터 모든 선택의 기로에 섰을때 나는 조금 더 안일함을 추구 했던 것 같다. 유비무환의 정신이 내겐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