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100%의 일이 없지만, 나에겐 100%의 일이 있었다. 이길 자신도 있고, 해낼 자신도 있고,
100%라고 믿었던게 100%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꽤나 충격이었지만, 숨을 고르고, 마음을 다스리고 또 다잡고 그리고. 그래도.
내가 가장좋아하는 계절은 가을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계절에 이런 잔인한 일이 벌어지다니.....
아직 벌어지다 까지는 않지만, 코앞에 도달해있다. 매우 무섭고 두렵다. 내가 힘을내고 해도 안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건.
선선한 바람. 폐부까지 시원한 온도. 색이 변해가는 잎들. 쌀쌀한 날씨와 따뜻한 커피, 가디건. 가장 사랑하는 계절에 가장 큰 위기에 도달해 있지만, 내 시간을 온전히 견뎌내는 것 또한 내 일이기에. ,,,,,,,,,,,,,,,,,,,,,,,,,,,,,,,,,, 날씨도 매우 좋았고, 바람도 불었고.
나도 휴식이 필요해서, 나의 전부를 묶어버린다고 해서 더 좋아질 것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발걸음을 뗐다. 그리운 풍경들을 향해서. 그리고 그것들은 여전했다. 나는 살아있고, 또 그 풍경들도 존재해있고. 나오니까 좋았다. 좋다는 말보다 더 좋다는 말은 할 수가 없었다.
기대 0%였던 영화는, 심지어 집에서 보려고 다운받고 하드에 두었던 영화였는데. 우연히 보고나서 마음이 풍성했다. 영화속은 담백한 일상 투성이라. 상처받은 사람 투성이라 더 깊게 공감이 되었다. 눈물나게 현실적이고 , 흔한 풍경을 특별하게 해준다는 노래까지. 이정도 위로면 충분했다. OST가 너무 좋아서 미치겠다. 하루종일 귀가 아프도록 노래를 들었다.
take me to a higher place take me to another space and time
나는 나에게 바란다. 제발 내가 꾸는 꿈들이 나를 더 높은 곳으로. 다른 시공간으로 데려가길.
먹먹하게 눈물을 흘리고 싶은 장면이 있었지만, 마음속에 꼭 담아두었다.
가끔 그런일이 있다. 그런일이 뭐라고, 그냥 내 많은 날 들 중 단 하나일 뿐인데, 아주 작은 먼지조각으로 잊혀질껀데. 아프게 상처로 박히고 아려오는 순간의 일들이.
집에 가려고 선 버스정류장이나 역 플랫폼에서, 혹은 내려서 집으로 가는 길에서. 차가운 공기와 무거운 발걸음 그리고 붉은 불빛 밑에서 내가 생각하는 건 뭘까.
노래가 너무 따뜻하고, 결말이 너무 마음에 든다. 완벽하게 힐링했다.
이 가을. 나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 영화와 장소라는게 서글프지만. 사람보다는 변하지 않을 것들이라는 묘한 안심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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