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환학생   cinq.
  hit : 2868 , 2015-10-23 12:45 (금)



합.격.
어제 면접을 보자마자 합격 소식을 알려주셨다.
갑자기 문제가 생기긴 했지만,
어쨌든 합격했다.
미국!
내년 1월에 나는 미국에 있을 것이다.

근데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출국 일정이 너무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당초에 3월에 출국한다고 공지가 돼있었는데
담당자 착오였다.

미국은 1월이 학기 시작이기 때문에!
1월에 출국하게 되었다.
어쩌면 12월 말일 수도 있다.
응?
2개월 뒤?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내년 2월은 돼야 나갈 줄 알았는데.

일단 이 때문에 틀어진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첫번째도 두번째도 세번째도 돈이다!
내 원래 계획대로라면,
3개월 동안 열심히 야간에 공장에서 일을 해서 돈을 벌려고 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500만원 가량의 돈을 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방법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빌리는 것!

누구에게 어떻게 빌리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빌려야지.

일단 오늘 공장 면접 갔다가,
저녁에 설문지 아르바이트 돌고 와서
내일 찬찬히 생각해봐야겠다.

지금 너무 머리가 핑핑 돌아.
해결해야 할 일들이 엄청 많아서.
사실 그래서 어제 오늘 일어난 일들과 머릿속 생각들을 좀 정리하려고
일기장을 켰다.

나의 펜시브!



.
.


어제 교환학생 면접을 봤다.
기본적으로 한국말로 보고 
영어로 자기소개나 시키겠지,
하고 생각만 해갔는데
면접 전에 혹시나 해서 교환학생 간 친구한테 물어봤더니
모든 질문에 영어로 답변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쉣.
진작에 물어볼 걸,

어쩄든 뭔가를 준비하지는 못하고
마음의 준비만 단단히 한 채 
덜덜 떨며 면접장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니 두 분의 교수님이 앉아계셨다.
한 분은 얼굴을 아는 영어학과 교수님이셨고
한 분은 모르는 분이셨다.

내가 자리에 앉으니,
내 이름을 확인하시더니
혹시 외국에서 살다왔냐고 다짜고짜 물으셨다.

그래서 아니라고 하니까,
아이엘츠 점수가 굉장히 높다고,
살다온 거 아니냐고 말씀하셨다.

어리둥절해서,
아니라고 했더니
그럼 영어를 어디서 공부했냐고 하셨다.
그냥 학교에서 혼자 했다고 했더니
굉장히 놀라시면서 
대단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아이엘츠가 이 정도면 굉장히 높은 거라고 하시면서,
영어로 미국에 가서 뭘 공부할 건지 말해보라고 하셨다.
나는 대충 준비해간 대답을 했고
교수님들은 발음도 좋고 영어를 잘 한다고 칭찬해주셨다.

그걸로 면접은 끝이었다.
그리고 어제 전화가 왔다.
붙었다고.
만세!


사실 아이엘츠 시험을 보고 나서도
다른 사람과 비교해본 적도 없고,
시험을 본 것도 처음이라서
그게 높은 건지 아닌 지도 몰랐다.
그냥 최소 점수를 넘겼으니 다행이다,
싶었는데.

막상 교수님께
그것도 영어학과 교수님께 외국에서 살다왔냐는 소리를 들으니까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열심히 한 보람도 있고
자신감도 생기는 기분이었다.

이건 정말 내 재능이라는 생각.
이걸 잘 살려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나는 내가 언제나 특출나게 잘 하는 것 없이
그냥 여러가지를 조금씩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뭔가 한 가지를 정말 잘 했으면 좋겠다,
고 생각했다.

나는 그게 이제 영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갈고닦아 보려고 한다.


.
.


어쨌든 중요한 건 
이제 모든 절차는 끝났다.
나는 미국 교환학생으로 선발됐고
빠르면 12월 말, 늦어도 내년 1월 초에는 출국이다.
아니, 높은 가능성으로 12월 말에 출국이다.

해결해야 할 일들

1. 돈
2. 서류
3. 한국생활 정리


대충 이 세 가지로 추려진다.
돈은 세부적으로
내가 벌어야 할 돈,
그리고 빌려야 할 돈이 있다.

벌어야 할 돈은 오늘 해결하러 간다.
면접을 보고 일자리를 구해서 다음 주 월요일부터 무조건 출근이다.
그리고 빌려야 할 돈을 어떻게 빌릴 지가 문제인데.
일단 엄마에게 이야기해서 도움을 구해봐야겠다.

자, 엄마에게 도움을 구하기 전에는
정신 수양을 해야 한다.
엄마가 무슨 짜증을 내든!
잔소리를 하든!
엄만 그냥 하는 소리다!
결국엔 도와준다!
그러니 성질 내서 일을 그르치지 말자!
이번엔 정말 도움이 필요해.
맨날 엄마한테 도와달라고 해놓고
성질 내서 싸우곤 했다.
엄마는 늘 곱게 도와주질 않아서-

어쩔 땐 도와주지도 않을(혹은 못할)거면서 잔소리만 할 때도 있다.
이번엔 고분고분하게, 후아.

어쨌든 목표는 800을 모아서
600 정도는 기숙사를 포함한 이것저것 부대비용,
100은 항공권-
나머지 100은 한국에서 서류 준비 및
현지 초기 정착 비용으로 써야겠다.

현지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생활비를 벌고
생활비 대출을 받아서 보태야지.

돈은 이렇게 갈무리 하고.
그렇담 해야 할 일은,

1) 오늘 면접 보러 가기
2) 엄마한테 전화해서 대출 좀 받아달라고 부탁하기


.
.

그리고 서류.

1) 추천서
(추천서 부탁 메일 보내기)
2) I-20
(잔고증명 대행)
3) F-1비자 신청
(비자 서류 접수, 인터뷰 신청)
4) 항공권 예매

걱정은 이 모든 서류가 두 달 안에 처리가 되느냐는 점이다.
한국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서류가 미국에서 왔다갔다 하는 거라서
조금만 틀어져도 출국이 어렵게 된다.

하,
생존의 문제는 아니지만
마치 얼마 전에 보았던 영화 마션이 생각난다.
뭐 하나만 틀어져도 일을 망치게 되는.

그래,
다 맞아 떨어질 거야.
결국 나는 내년에 미국에 있을 것이다.
못 있더라도 그건 내가 지금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나는 일단 최대한 준비를 착실하게 하자.

일단 서류 관련해서
지금 당장 해야하는 거는,

① 교수님께 추천서 써줄 수 있냐고 메일 보내기
② 추천서 받기

이 두 가지.
i-20은 추천서를 상대학교에 보내고 나서야 
진행이 될 테니까,
이건 그냥
③ 잔고증명 대행 알아보기.

F-1 비자 신청은
I-20이 나오고 나서야 가능하니까,
일단 발급 기한까지 고려해서
④ 인터뷰 신청 가능날짜 확인해두기.
그리고 ⑤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 확인해두기.

항공권은 출국 시기가 잡혀야 가능하니까-
일단 담당자 연락 기다려보고
이번주까지 연락 없으면 다음 주에
⑥ 출국시기 확정해달라고 하기.


근데 내가 다음 주에 부킹이 가능한가?
아니지. 돈이 없지.
생각보다 돈을 빨리 빌려야 한다.
그러면 엄마한테 연락해서 이번 주나 다음 주 정도에 대출을 받아달라고 해야겠다.

한 달 이자 정도는 감수해야지-
잔고 대행 서비스 수수료를 알아보고,
필요한 금액까지 맞춰서 같이 대출을 받아달라고 해야겠다.

이건,
졸업하고 학자금대출이랑 같이 갚아야지.
워킹홀리데이라도 가야겠다.
어차피 가려고 했으니까.
이것까지 하면 빚이 한 2000쯤 되는데-
요즘 학생들 학자금 대출 다 이 정도는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이번 대출을 워킹홀리데이로 먼저 갚고
학자금 대출은 취업하면 차근차근 갚아 나가야지.



서류는 이 정도면 됐고.

.
.

그 다음은 한국 생활 정리.
가장 먼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
룸메언니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
12월에는 나가야 하니
언니도 새로운 룸메를 구해야하겠지.
아니면 집을 정리하고 어딜 가든지.
언니도 이제 직장을 그만둔다고 하니까-

시기는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12월에 출국하기 전에는 친구들 좀 만나고.
그건 그 때 가서 약속 잡으면 되고.

다행히 지금은 딱히 시작해놓은 활동이 없어서
문제는 없고.

아, 그리고
한국장학재단에 해외연수신청? 뭐 그런 걸 해야 한다.
대출금이 있는 상태로 해외로 공부하러 가게 될 경우에는
미리 신고를 해야 한다고 한다.

40일 전인가- 해야 한다니까
미리미리 해둬야지.

.
.


마지막으로 잡일들.
1. 내년 복학신청 대리 부탁
2. 공인인증서 갱신하기(엄마거)
3. 생활비 대출 대리 부탁해놓고 가기
(공인인증서 미리 넘겨주기)




.
.

일단 이 정도로 정리됐다.
이 글을 참고로 해서 차근차근 준비해나가야겠다.

야간 일 시작하면 힘들테니까
주말 안에 미리미리 최대한 알아봐놔야지.



.
.


일단 중요한 건 건강관리를 해야 하니
오늘 면접 보고 출근 확실시되면 
안대, 암막커튼, 선글라스 사기!



내년 1월에 나는 미국 텍사스에 있을 것을 상상하면서
홧팅♡
HR-career  15.10.23 이글의 답글달기

축하드려요. 영어실력이 뛰어나시다니 정말 부럽습니다..ㅜ 전 어학은 젬병이라..재정이 잘 해결되시기 바라요.

李하나  15.10.25 이글의 답글달기

감사해요 커리어님. 엄마한테 대출 받아달라고 하려구요ㅠㅠ

기쁘미  15.10.23 이글의 답글달기

우아...멋진여자 하나씨 만세!

李하나  15.10.25 이글의 답글달기

헤 기쁘미님 항상 힘 주시는 댓글 감사합니당♡

Jo  15.10.24 이글의 답글달기

I wish you all the success, happiness, and joy in life.

李하나  15.10.25 이글의 답글달기

Thank you so much, dear Jo! I wish you, too♡

질주[疾走]  15.10.25 이글의 답글달기

와~ 축하드립니다 하나님.ㅎㅎㅋ 내년에 이쁜 사진 많이 찍어주세요

李하나  15.10.25 이글의 답글달기

네 옛날사람님:) 미국 가서도 옛날사람님 일기 재밌게 읽을 거에용 히히!

옹이  15.10.27 이글의 답글달기

우와 기쁜소식입니다!!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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