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일기를 시처럼 썼지 │ 20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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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엔 내가 머리로는 알면서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 일기를 써도 꼭 시처럼 가슴에서부터 서러움과 분노와 슬픔과 기쁨이 줄줄 흘러나왔었지.. 지금은 가슴은 알고 있는데도 머리가 받아들이지를 못하니까 일기를 머리로 쓰고 있다. 너무나 단순하고 답답하고 써도 또다시 답답한 일기를.. 일기를 쓰는 건 정말 내가 좋아하는 하루 일과의 마지막? 혹은 거쳐가는 역이었는데 지금은 그저 손 놓고 있다. 내 인생의 기록을 남기는 위대한 업적을 나는 그저 방관하며 머리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삶의 중요한 날들을 버려버렸다. 지금 내 속은 온통 비비 꼬여있다.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불안정해보이고 불만족스럽고 불만스럽다. 가슴으로는 이러면 안되는걸 아는데도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아서 이해를 못한다. 정말 백업시켜놓을 곳이 있다면 백업시켜놓고 포맷해서 새로 한번 쫙 깔았으면 좋겠네 나는 옛날엔 일기를 시처럼 썼는데..그건 구구절절한 신세타령이었지만 소중한 내 얘기였고 내 눈물이었고 내 웃음이었는데.. 지금 쓰는 것들은 다 쓰레기다. 무조건 써야만 한다는 중독증에 걸려 가슴이 아닌 머리로 내뱉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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