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 Piece of memory...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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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찾아온 그 아저씨... 주름이 많아 얼핏보면 노무현을 연상케하는 마흔을 넘어보이는 그런 얼굴이지만... 실제 나이는 서른중반인 속이 깊으면서도 얕은 그 아저씨... 그 아저씨가 그토록 우리 가게를 이년이 넘는 시간동안 제집처럼 드나들었던 이유... 우리 가게에 나보다 두 살많은 스물여섯의 한 누나 때문이다... 사랑은 내 이름을 지워버린다는 이름도 모르는 철학자의 말은 제쳐두고... 사랑에 빠지면 눈이 먼다는 우리네 유행가 가사처럼... 그 아저씨 역시 이년이라는 시간을 그 누나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면 정말 웃음과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 그 아저씨의 모습이.. 오늘따라 너무나 불쌍해보였다... 거의 한 달이란 시간동안 찾아오지도, 연락도 않다가 오늘 불쑥 찾아와서는... 이제 그만 포기할거라고 말을 하는 것이였다.. 아무런 상관도 없는...(굳이 따진다면 가게 매상에는 작게나마 타격을 입겠지만...) 당사자도 아닌 내가 축하의 속웃음을 짓는 이유는 무얼까... 이제 그 바보같은 사랑을 그만둘 수 있는 용기를 보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 아저씨의 지겹도록 불쌍한 모습을 더 안 봐도 되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가게 누나의 짜증과 위선을 안 봐도 되기 때문일까... 그 아저씨가 오늘은 쉽게 취하지 않으려 맥주를 마셨다.. 누나를 앞에 두고서가 아니라 나를 앞에 두고서... 처음 접하는 그 상황에 당황도 되고 할 말도 없어 눈마주치기가 어려웠다... 더욱이 나는 비록 건성이나마 아저씨의 말도 들어줘야하고... '우리편'이란 인식이 더 되는 누나의 입장을 생각해서 좋게 말도 해줘야하는 중간자의 입장이니까... 그런데 그 아저씨와의 술자리는 내 우려와는 다르게 전개되었다... 비록 누나와 자신과의 관계를 떠나지 않는 그 연장선상의 이야기였지만... 다른 것을 잊고 내 이야기라 생각할만큼 나와 친숙한 이야기... 총명하고 젊은 한 남자가 역시나 젊고 아리따운 여자에게 반해... 돈을 잃고 시간을 잃고 자존심을 잃고 마지막으로 자기 존재 자체를 잃어버리는... 그대신 얻은 게 무어냐고 물어볼 엄두조차 나지않는 그저 거룩하게만 받아들여야할 이야기... 앞뒤좌우 다 재서 보면 물론 누구의 '잘못'을 탓하게 될 시시껄렁한 개인의 일상사가 되겠지만... 이미 술에 의해 내 머릿 속 어느 부분의 작용이 멈춰선 그 당시엔.. '사랑'이라는 그 잴 수 없이 위대한 것이 남긴 크고 무거운 짐만이 보였다... 그 아저씨가 내게 처음으로 팁이란 것을 주고 가버렸다... 돈이 아닌 백화점 상품권 두 장... 괜시리 그것마저 그 아저씨가 가고없는 자리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다... 그 아저씨가 앞으로 또 어떤 마음으로 어떤 행동을 할 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지금까지의 그 어리석고 위대한 행동은 안 했으면 하는 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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