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이 지난후...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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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이의 일기 -- 2000. 12. 16 토요일 겨울날씨 맑은 날씨 십년이 지난후... 즐거운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군요. 화양리 뒷골목은 언제나 사람들이 많죠. 저 네온사인 저 술집들 이 많은 인파들... 오늘은 뭘 먹을까? 술은, 밥은, 찌개는? 즐거운 만남을 나누기 위해 친구들과 해물탕 집으로 갑니다. 자주 만나는 친구들이 저를 포함해서 4명인데 이젠 모두다 아저씨가 되었군요. 한 명은 결혼한지 5년이 지나서 벌써 애가 2명이나 있지만 다른 친구들은 아직도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있네요. 결혼한 친구는 배만 뽈록 나와서 아저씨들의 상징인 올챙이배를 하고 있지 뭡니까. (친구 배를 만지며) OO야 너 아저씨라고 티 내냐? (친구도 내 배를 만지며) 너도 나 못지 않은데 뭐... 하긴 너 배나 내 배나... ^___^ 우리가 고등학교 졸업할 땐 정말 비장하기 그지없었죠. 우리가 10년 후에 만나면 모두다 잘 돼서 꼭 서로 도움 주고 도움 받고, 남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술을 먹으며 다짐 같지 않은 다짐을 했답니다.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어 삼십대에 들어섰으니... 빠르다 못해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람회의 \"십년이 지나\" 란 노래를 좋아하나 봅니다.) 마음은 아직도 고등학교 졸업식 그때와 변한게 없는 것 같은데 시간과 모습과 환경이 많이도 바뀌었네요. 말을 들어보니 다들 어렵다고 힘들어 하지만 그래도 친구를 만나 너무도 즐겁고 신이 납니다. 예전에 하던 모임을 얘기했죠. 40대 중반에 주말주택을 갖자구요. 친구들도 같이 이용하고 우리들의 아이들이 커서 가끔 같이 주말을 보낼 수 있는 주말주택을 갖자는 것이었죠. 결혼 기념일땐 모임에서 꽃 배달을 해서 친구 와이프에게 선물하고 외식하라고 약간의 회비도 주면서 친구들뿐만이 아니라 가족이 같이 할 수 있는 좋은 자리를 마련하자는 것이었죠. 3년전 쯤에 시작했다가 IMF 때문에 중간에 그만두고 다시 말이 나온 것이지요. 그래도 지금은 그때보단 조금씩 괜찮아 졌으니까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었어요. 설계사무소에서 전원주택을 설계하고 모형을 만들면서, 내가 가끔 이용하고 주위사람도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집을 예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이죠. 사치긴 하지만 친구들이 조금씩 아껴서 모으면 40대 중반엔 가능할 것 같았는데 아직은 친구들 대답이 반반 이네요. 허리 때 졸라 매고 있는게 눈에 보입니다. 얘들 교육비가 얼만지 아냐며 물어오는데 좀 미안 하더라구요. 우리가 온 이후로 해물탕 집은 사람들이 많아졌고 분위기도 시끌벅적합니다. 연말은 나이를 먹게 되는 걱정도 있지만 오랜 만에 친구들 얼굴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좋네요. 정말 오랜 만에 소주를 먹고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거리를 네친구가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갑니다. 올챙이배 친구가 갑자기 \"서울은 내꺼다\" 라고 소리를 지르는군요. 사람들이 쳐다보지만 오늘만은 뭐든 다 좋아 보입니다. 그래 서울 너 다 가져라.... 이기분 이마음 잊지 말고 서로들 열심히 살자 친구야... -- 우정의 가장 큰 노력은 친구에게 우리의 실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실수들을 보도록 만드는 것이다. -- 오늘 짱이의 일기 끝. 오늘 같은 날 용혜원 친구야! 아름다운 사람아! 살아감 속에 이렇게 마음속에 불을 붙인 듯 그립게 하고는 어이하란 말이냐! 날마다 날마다 돌고 도는 시계바늘 같은 삶에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 너만 생각하고 있으면 이슬에 젖은 듯 감미롭고 온몸이 안개에 감싸인 듯 포근한 생각이 든다. 친구야! 아름다운 사람아! 오늘 같은 날 네가 보고픈데 나는 어이 하란 말이냐! 네가 내 가슴에 없는 날 용혜원 친구야! 우리가 꿈이 무엇인가를 알았을 때, 하늘의 수 많은 별들이 빛나는 이유를 알고 싶었지. 그때마다 우리들 마음에 꽃으로 피어나더니 아이들의 비눗방울 마냥 크고 작게 하늘로 하늘로 퍼져 나갔다. 친구야! 우리들의 꿈이 현실이 되었을 때, 커다랗게 웃었지. 우리들의 꿈이 산산이 깨져버렸을 때, 얼싸안고 울었다. 욕심 없던 날 우리들의 꿈은 하나였지. 친구야! 너를 부른다. 네가 내 가슴에 없는 날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었다. 벗 에 게 이해인 마주 앉아 말없이 흐르는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은 친구이고 싶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을 때 유치해 하지 않을 친구이고 싶다. 울고 싶다고 했을 때 충분히 거두어 줄 수 있고 네가 기뻐할 때 진심으로 기뻐해 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비록 외모가 초라해도 눈부신 내면을 아껴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별이 쏟아지는 밤거리를 걸어도 실증내지 않을 너의 친구이고 싶다. \'안녕\'이란 말 한마디가 너와 나에게는 섭섭하지 않을 그런 친구이고 싶다.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가 눈물겹도록 소중한 친구이고 싶다. 홈 : www.hanealin.co.kr 멜 : hanealin@hananet.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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