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기다림?   미정
 겨 울 비 hit : 279 , 2000-12-19 21:38 (화)
짱이의 일기  --  2000. 12. 18                 월요일               겨 울 비

인생은 기다림?

이상하게도 올해 10월과 11월엔 청첩장을 받은 것이 없었습니다.
매년 10월 11월이면 매주 마다 결혼식이 있었고 겹치기도 있어서 어딜 가야하나 고민을 하곤 했는데 올해는 정말 이상합니다.
결혼을 좀더 미루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만혼추세라 생각을 아직 안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주위사람들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을 봐도 결혼을 늦게 하고 있네요.

친구 아이는 내년이면 초등학생인데 자녀들 세대차이가 너무 날 것 같군요.
친구 아이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이면 다른 친구 아이는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나이가 되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친구들의 생각도 조금씩 틀릴 수 밖에요.
아이를 키우고 있으면 가정 중심적인 사고를 하고, 솔로 친구는 자신만의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봅니다.
그래서 가끔 의견차이가 있는데, 그것을 보면 확실히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맞는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기다리는 것은 청첩장도 있지만 아웃룩익스프레스로 전해오는 이메일도 마찬 가지입니다.
잠시만 컴퓨터 앞에서 떠나있어도 앉자마자 메일부터 확인해 봅니다.
누가 메일을 보내오지 않나?   누가 회원 분의 프로포즈를 해오지 않나?
누가 좋은 글들을 보내오지 않나?
컴퓨터를 하도 뚫어지게 쳐다봐서 이젠 안경의 도수를 높여야 될 판입니다.

누가 저에게 인생이 무어냐고 물어온 적이 있었는데 순간 제가 대답한 것은 "기다림" 이라는 단어였어요.
인생은 마라톤이다, 사랑이다, 바다를 항해하는 배다, 말들이 많은데 제가 "기다림" 이라고 말한 것이죠.
학교에 가기를 기다리고, 졸업하기를 기다리고, 시험에 붙기를 기다리고, 승진하기를 기다리고, 연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결혼하기를 기다리고, 아이를 갖기를 기다리고...

정말 그렇습니다.
저의 요즘은 기다림으로 시작해서 기다림으로 끝나는 것 같습니다.
청첩장에 전해오는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주위사람들의 e-mail 을 기다리고, 회원간의 좋은 만남을 기다리고, 또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기를 기다립니다.
메일을 보내고 에러 메세지가 되돌아오면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도 직업병 인가요?
어쩜 저는 기다리는 것이 하루의 큰 일이 되었나 봅니다.

느긋해 질 수 있는 마음이 아직은 부족합니다.
그래서 더 조바심도 나고 초조하고 내일을 걱정하는 지도 모르죠.
당장 내일의 일을 알 수 없고 미래를 알 수 없기에 기다림은 인간의 몫으로 남았겠죠?
그래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좀더 초연하게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싶습니다.

비도 오고 해서 "디디"가 요앞 분식점에 튀김을 사러 나갔는데 아직까지 안 들어옵니다.
기다리다 눈 빠지겠습니다.  ^___^



         기 다 림
              
                                  원태연

가장 고된 날을 기다렸다가
그대에게 전화를 걸지요
고된 날에는
망설임도 힘이 들어 쉬고 있을 테니까요

가장 우울한 날을 기다렸다가
그대에게 편지를 쓰지요
우울한 날의 그리움은
기쁜 날의 그리움보다
더욱 짙게 묻어날테니까요

고된 일을 하고
우울한 영화를 보는 날이면
눈물보다 더 슬픈 보고픔을 달래며
그대의 회답을 기다리지요...





      기 다 림

                        용혜원

삶이 있는 곳에는
어디나 기다림이 있네.

우리네 삶은 시작부터
기다리고 있다는 위로 받고
기다려 달라는 부탁하며 살아가네.

봄을 기다림이
꽃으로 피어나고
가을을 기다림이
탐스런 열매로 익어가듯

삶의 계절은
기다림은 고통,멋,그리움이지 않은가?
기다림은 생명,희망이지.

우리네 삶은 기다림의 연속인데
어느 날 인가?
기다릴 이유가 없을 때
떠나는 것이 아닌가?

우리네 가슴은 일생을 두고
기다림에 설레이는 것

기다릴 이유가 있다는 것
기다릴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은 행복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기 다 림

                                 이생진

너만 기다리게 했다고 날 욕하지 말라
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만큼 기다렸다
이상하게도 같은 세월에
엇갈린 입장을
물에 오른 섬처럼
두고두고 마주 보았다




                 기 다 림

                                                 정호승

내 그대가 그리워 제주도 만장굴로 걸어들어가
밤마다 그리움의 똥을 누고 용암기둥으로 높이 자라
만장굴 돌거북이 다시 바다로 유유히 헤엄쳐나갈 때까지
그대를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 인생 속에 있는 것은 무엇이건 간에 겁낼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오직 이해되도록 기다리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퀴리 부인 (Marie Curie)

                                                                    - 오늘 짱이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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