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의 여행[1]   미정
 남부지방 따닷.^^ hit : 192 , 2001-02-18 02:17 (일)
며칠 전이던가..
아버지가 불현듯 내게 물으신다.
" 토요일에 시간 어때?"
어~ 머뭇거려지는 나의 대답을 뒤로 한채 아버지가 다시 한 말씀하신다.
"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친척분의 아들이 전주에서 결혼한다."
" 토요일 2시라니까 같이 갔으면 하는데..."
하면서, 족보를 내게 가르쳐 주신다.
헉!!나의 증조할아버지를 5촌아저씨라고 부르시던 할아버지의 아들이 결혼하시는 거니까.. 그분과 나의 촌수는 ...
헉!! 9촌이다...
9촌이 나의 가장 가까운 인척이란다...(물론, 작은 아버지댁을 제외하고서 하는 말이지만...)

아~~ 가깝고도 멀고도 먼 친척분이시구나!!

(전주... 전주란 말이지...흠.. 벌려 놓은 일도 있는데.. 어떻하지..)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무렵 아버지는 나의 대답을 기다리신다.
나는 조심스레 입을 떼었다.
" 금요일까지 대답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밤 늦게 __+ 토요일의 시작의 앞머리로 집에 들어 온 나는 결혼식에 관한 것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부자리 펼쳐 놓고, 잠을 청하는 내게 어머니가 오셨다.
( 어라 ? .. 왜 ..?오셨지?)
" 너.. 아버지께 대답한다는 거 어떻게 하기로 했니?"
" 네 ?"
" 전주 내려가는 거 말이다..."
" 아...__+ "

잽싸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아무 생각없이 일단 아버지께 갔다.
" 아버지 전주에 내려가는 거요.. 어떻게 가시려고요?"
" 응.. 고속버스 타고 가련다."
헉!!!
눈이 이렇게 많이 쌓였는데...
" 너두 갈꺼지?"
" 아~~ 네. 가야죠.."

역시 일이란 몸에 부딪히면 해결되기 마련인가 부다.. 이렇게 간다하게 전주행이 결정되지 않는가..!! ^^

그리고.. 토욜.. 드뎌.. 아버지와 나의 두 사람만의 때 아닌 여행(?)이 시작되었다.

都市鐵道 7號線을 타고.. 고속버스 터미날로 향했다.

도시철도 안에서.. 아주 특별한 여자를 보았다.
(__+" 나두.. 이젠 장가갈 때가 다되었나? 보는 여자마다 이뽀보이냐 __+"")

아버지와 나 둘이서 올라탄 7호선에 왠 아가씨가 머리를 숙이고 앉아서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다.
굉장히 드문 일이다.
도심 한복판을 관통하는 이 대중교통 수단의 한 자리에서 무언가를 저리 열심히 쓴다는 것은 참으로 드문 일이다.

아.. 그런데 저 아가씨의 복장을 보라..^^
온 통 보라색 일색이다....(아직도 나는 미에로화이바색 일색으로 인터넷을 본다. __+)
보라라는 말은 맞지 않는 것 같다. "연보라" 약간의 분홍끼가 있는 옷으로 무장을 하고 있다.

숙여진 머리 때문에 얼굴은 볼 수 없으나, 열심히 적고 있는 공책을 통해서.. 일본어를 적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 일본 여성인가?
흠.. 그러고 보니, 일본틱하군..__+
어라 ? 공책 위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저 손..!!
오우.. 작고도 아름답다.
흠.. 내가 본 손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
손을 열심히 따라다는 샤프는 가늘고도 긴 은색이다.
그리고, 그 은색의 꼭지에는 별 하나가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 글씨를 쓸때마다 찰랑댄다.^^

내 옆에는 아버지가 계신다는 생각이 나의 머리를 꽂히고 있지만, 나의 눈길은 고정되어 있다.(__+" 내가 이렇게 뻔뻔한 놈이었던가 ?__+ 흠.. 내가 이렇게 여잘 밝히는 넘이었던가 ?__+ 나를 다쉬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다.)

어쨌거나, 나의 관찰은 계속된다.
일본여성이 적고 있는 일본어를 유심히 보고 있노라..어?
어떤 규칙성이 보인다.
__+? 뭐지.. 글씨 연습하고 있나?
어!!!
헉!! 아주 작은 글씨로 한글이 적혀있는 것이 보인다.
아!! 한국 여성이었군.. 일본어를 공부하는...

그런데.. 어케 저리 일본냄새가 나지?

한국사람임을 한참만에 알아채고는 다시 관심이 딴 곳으로 향해진다.
뭐냐..? 그러니까.. 어떤 신비감.. 뭐 그딴거 땜에 관심을 가졌다는 말인가!! __+ 속으로 혀를 차고 있을 무렵..
하나의 의구심이 든다.
왜 일본 여자라고 확신하고 있었을까?

나의 관찰이 다시 시작된다.
아..머리카락!!!
완벽한 직모에 생머리가 어깨아래루 늘어져 있다.
이것은 바로 스트레이트 파마의 결정판인 머리카락이 아닐까?
!!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흔하지 않은 스트레이트 직모__+와 연보라색 옷, 그리고, 일본어.. 이 모든 상황이 요 아가씨를 일본사람으로 몰고 간 것이다.

^^ 잠깐 고개를 치켜드는 짬으로 얼굴을 슬쩍 보았다.
아직도 마음에는 일본이라는 잔념이 남아 있는지 얼굴도 일본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__+

관음증도 아니고...__+?
변태적 기질도 아닌데...__+?
왜 그랬을까 > 어쨌거나.. 고속버스 터미날까지 가는 행보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에궁..너무 길다..
2탄을 만들어야 겠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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