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첫 번째 방법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이다
사람들이 나를 만나 인사를 안 할 수도 있고
내 욕을 할 수도 있고 날 싫어할 수도 있고
내가 최선을 다했음을 못 알아줄 수도 있고 오히려 비웃을 수도 있다는 것
나아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그 사람의 사정에 따라
그를 만나고 싶은 순간에 못 만날 수도 있고
그에게 나보다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이 생길수도 있고 그러면 잠깐 내 존재를
소홀히 여기거나 잊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가 나를 만나도 피곤하고 지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그가 날 싫어해서가 아니라 단지 자신의 일에 지쳐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래서 때로 '힘들겠구나' 한 마디 외에는
어떤 위로도 도움이 안 되는 순간이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의해 그럴수 있다는 것
이세상에 완벽한 사람, 날 완벽하게 사랑해 줄 사람도 없고 단지
사람들은 현재 그 시점에서 자기에게 더 중요한 것에 마음을 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건 결국 그가 인간이기 때문이고, 인생의 흐름이 그렇기 때문이라느 걸
받아들이면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상처를 덜 입을 수 있다
상대방만 그런게 아니라 나 또한 그에게 그럴 수 있다
나만이 상처 받는 게 아니라 나 역시 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그만큼 서로 상처를 줄여갈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애적인 존재다
하지만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인해
조금은 더 인간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상처는 치유되고 사랑도 굳건해지지 않을까
/정신과 의사 양창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