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공개
  hit : 2699 , 2009-09-14 01:43 (월)

걸어서 1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에 공원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두 개가 있다.

이곳 미국의 공원은 주로 중앙에 야구장, 테니스장, 농구장, 혹은 수영장, 골프연습장,
놀이기구, 편의시설 등이 있고 바깥엔 둘레를 빙두르는 산책로가 있다.
어느시간에 가도 공원은 사람들로 붐비는 일이 없고
늘 적당히 한산하다.

내가 주로 가는 공원의 산책로의 일부는 작은 숲속 오솔길같은 곳이 있는데
그곳을 지날때면 다람쥐를 흔히 볼 수 있고
간혹 사슴을 만나기도 한다.
사람들과 친숙한듯 도망가거나 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멈춰서서
지나가는 사람을 지켜보곤 한다.

날마다 한시간 가량 산책을 하는데, 엊그제는 하던 작업을 마치고 평소보다
조금 늦게 나갔던지 돌아올 때쯤 해가 저물 무렵이 되었다.

공원을 벗어나 도로가 인도를 걷다가 
나무숲 언저리에서 열마리 정도의 사슴가족을 보았다.
가장인 듯한 숫사슴 한마리가  경계를 늦추지 않고 도로쪽을 응시하고 있고
아기사슴들을 포함한 나머지는 한가로이 풀을 뜯거나 노닐고 있는 모습이었다.

지나가던 차들은 잠시 멈춰서서 그들이 도로로 뛰어들 태세가 아닌지 확인후
다시 천천히 지나가곤 했다.

날마다 맑은 공기을 마시며 푸른 초목을 바라보며
마음껏 걸을 수 있는 이 시간이 너무 좋다.

프러시안블루_Opened  09.09.14 이글의 답글달기

자유롭고, 외롭고..그런 느낌이시겠네요
사실 같은 말이죠.

티아레  09.09.15 이글의 답글달기

"홀로"가 의미중립적인 표현이라면
"자유로운"과 "외로운"은 각각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함의(connotation)를 갖잖아요.

셋 다 같은 의미를 지시(denotation)할지라도
개인의 경험이나 마음의 상태에 따라
그 의미의 연속체(continuum)의 어디쯤에서
자신의 느낌이 정해지는 거겠지요.

블루님은 아마 그 연속체의 어느쪽으로도 거의 치우침이 없는
중간쯤의 느낌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 균형이 잡혀 안정적인 상태.

judyohy  09.09.14 이글의 답글달기

악 부러워요! 저도 사슴가족 한번 보고싶네요!

티아레  09.09.15 이글의 답글달기

ㅎㅎ It feels Soooooooo good~
님도 나중에 꼭 보세요~^^

운영자  09.09.14 이글의 답글달기

티아레님 산책길 사진한번 찍어서 보여주세요 ^^; 너무 보고 싶어요..
울다 가족들에게도 님의 행복을 조금만 나눠주세요. ^^ 저도 그 여유와 평온이 무척이나 그립답니다. 사슴도 볼 수 있다면 정말 최고겠네요..

티아레  09.09.15 이글의 답글달기

저도 사실 이 여유와 평온이 좀 호사스럽게 느껴진답니다^^
나중에 많이 그리울 것 같구요.

사슴은 대낮엔 잘 안보이고 주로 해질 무렵에 잘 나오는데요
아시겠지만 이곳은 어두워지면 도보하기엔 너무 한적하고 위험하잖아요.
그래서 되도록 밝은 시간에 산책하고 있거든요.

죄송하지만 사진은 좀 나중에 올릴께요^^;
제가 좀더 마음의 여유를 갖게되면요.
양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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