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1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에 공원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두 개가 있다.
이곳 미국의 공원은 주로 중앙에 야구장, 테니스장, 농구장, 혹은 수영장, 골프연습장, 놀이기구, 편의시설 등이 있고 바깥엔 둘레를 빙두르는 산책로가 있다. 어느시간에 가도 공원은 사람들로 붐비는 일이 없고 늘 적당히 한산하다.
내가 주로 가는 공원의 산책로의 일부는 작은 숲속 오솔길같은 곳이 있는데 그곳을 지날때면 다람쥐를 흔히 볼 수 있고 간혹 사슴을 만나기도 한다. 사람들과 친숙한듯 도망가거나 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멈춰서서 지나가는 사람을 지켜보곤 한다.
날마다 한시간 가량 산책을 하는데, 엊그제는 하던 작업을 마치고 평소보다 조금 늦게 나갔던지 돌아올 때쯤 해가 저물 무렵이 되었다.
공원을 벗어나 도로가 인도를 걷다가 나무숲 언저리에서 열마리 정도의 사슴가족을 보았다. 가장인 듯한 숫사슴 한마리가 경계를 늦추지 않고 도로쪽을 응시하고 있고 아기사슴들을 포함한 나머지는 한가로이 풀을 뜯거나 노닐고 있는 모습이었다.
지나가던 차들은 잠시 멈춰서서 그들이 도로로 뛰어들 태세가 아닌지 확인후 다시 천천히 지나가곤 했다.
날마다 맑은 공기을 마시며 푸른 초목을 바라보며 마음껏 걸을 수 있는 이 시간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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