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나의 삶
  hit : 2279 , 2012-03-18 03:32 (일)
외할머니가 사시던 곳은 경기도 현리 팔당댐 쪽에서 현리로 가는 검문소를 지나서

아침고요 수목원이 있는 곳 근처의 산골 동네 셨다.

 어렸을때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상봉 시외버스 터니널에서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서

싸리골 이란 곳에서 내려서 한참을 걷고 또 걸어서 가야만 하는 곳이었다.

 참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이었다  마을에 있는 우물에는 민물 가재가 살고

뒷 동산에 올라가서 땔감을 구하러 가신 아버지를 따라서 함께 나무를 하러 갔던 곳

어머니는 할머니와 함께 텃밭에 나가 상추와 오이 고추를 따서 서울에서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돼지고기를 가지고 저녁 준비를 하고 형과 여동생은 닭장에 있는 닭한테 모이를 주고

서울에서 손님들이 온걸 알고는 동네 개들이 힘껏 짖어 대고 

외양간에는 소가 반가운듯 긴 혀를 날름 거리며 우리가 주는 소 여물을 맛있게 먹었었다.


해질녘 이 되어 갈때면 아버지와 함께 산에서 나무를 모아서 땔감을 갖고 내려 와서는

도끼를 가지고 장작을 패었다. 땀흘린 윗옷을 벗고 지하수에서 퍼 올린 시원한 물로

등목을 하면 한 여름인데도 어찌나 깜짝 놀랄 만큼 차가웠던지 ㅎㅎ


 저녁이 되면 때 묻지 않은 시골의 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어두운 밤하늘 가득

도란 도란 모여 빛을 비추어 주고 도깨비 불이라고도 하는 반딧불은 한 여름의 축제처럼

이리 저리 바쁘게 짝을 찾아 날아 다니고 모기들을 퇴치 하려고 마당에는 쑥가지를 모아서

솔방울 더미 위에서 불을 피우면 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났었다


할머니와 어머니는 함께 아랫 목에 누워서 지나간 이야기들을 밤새도록 나누시며

두 손을 꼭 잡고 오랜 만에 엄마와 출가한 딸로서 서로를 보듬고 누워서 서로의 체온을 

느끼시며 한 이불 속에서 도란 도란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와 삼남매를 키우는 이야기를 나누셨다


  참 감사하게도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때의 일들인데도

그런 어릴적 추억들이 하나 둘  마치 어제 일 처럼 다 기억이 난다는 사실 ㅎㅎ

지금은 할머니와 어머니 두분 모두 소천 하셨지만

어머니가 늘 그리워하시던 할머니가 계시던 시골 집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서 살아 있는 것 같다..

 
억지웃음  12.03.18 이글의 답글달기

저도 아침고요수목원 근처 청평 다녀왔었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더라구요~
좋은씨앗님에게는 좋은 추억이 많은 것 같아 부럽네요 ^^

seiren9982  12.03.18 이글의 답글달기

^^

좋은씨앗  12.03.19 이글의 답글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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