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서 마음을 떼어 버릴 수 있다면 - 류시화 -
누가 말했었다.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 강에 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그러면 고통도 그리움도 추억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꽃들은 왜 빨리 피었다 지는가. 흰 구름은 왜 빨리 모였다가 빨리 흩어져 가는가. 미소 지으며 다가왔다가 너무도 빨리 내 곁에서 멀어져 가는 것들.
들꽃들은 왜 한적한 곳에서 그리도 빨리 피었다 지는 것인가. 강물은 왜 작은 돌들 위로 물살져 흘러 내리고 마음은 왜 나자신도 알 수 없는 방향으로만 흘러가는가.
일상생활 속에서 문득 내가 태어나고 살아가야 하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시간을 살아가는 게 지치고 하는 일이 피곤해지며 매일이 쳇바퀴같을 때, 그럴 때 이제 그만..하는 생각이 든다.
힘들 때 내가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방법이 뭔지 모르겠다. 대게는 책을 읽거나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냈으니까. 삶에 기쁜 일도 별로 없었던 거 같다. 월급이 들어오면 그게 곧 기쁜 일이니까. 근데 아닌 거 같다. 삶에서 중요한 가치는 돈이라고 가르쳐줬었는데.. 근데 그것 때문에 힘드니까 차라리 그것 외에 그래도 내겐 이게 있으니까 난 괜찮다고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어떤 가치가 있었으면 좋겠다. 배웠다고 해서 그대로 사는 것은 더 어리석은 짓이고 나를 위로해주고 내가 나를 기쁘게 해주는 일들은 하나씩 하자. 2012년 지금만큼 내가 소중했던 때가 없다.
|